▲ 왕성교회가 3월 25일 공동의회를 열고 서울왕성교회와 과천왕성교회 합병을 결정했다. 두 교회가 합병되면 길자연 목사와 길요나 목사는 동사목사로서 함께 목회한다. 사진은 왕성교회가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과천 갈현동 부지에 지은 드림센터. ⓒ뉴스앤조이 김은실
길자연 목사(왕성교회)가 아들 길요나 목사(과천왕성교회)와 동사목사가 되어 함께 목회하기로 했다. 왕성교회는 3월 25일 공동의회를 열고 서울 왕성교회와 과천왕성교회를 합치기로 결의했다. 교인들은 길자연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하는 동시에 담임목사로서의 임기를 연장해 올해 말까지 활동하도록 했다. 은퇴 후에는 설교목사가 되어 목회한다.

과천왕성교회는 2003년 왕성교회 지교회 형식으로 과천시 중앙동에 설립됐다. 길요나 목사는 2005년 부임했고, 이듬해 위임목사가 되어 지금까지 목회하고 있다. 길자연 목사는 설립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과천왕성교회는 왕성교회와 형식적으로는 독립되어 있지만, '서울 성전'인 왕성교회가 과천 갈현동으로 이전하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하는 '과천 성전'이었다.

공동의회는 길 목사에 관한 안건을 먼저 처리했다. 당회장 본인에 대한 안건이 상정되었기 때문에 강재식 목사가 대리당회장이 되어 회의를 진행했다. 표결에 앞서 일부 교인이 회의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공동의회 안건이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점, 청년들이 참석하지 못한 점 등을 들어 공동의회를 한 주 연기하자고 했다. 한 교인은 "오늘 안건이 매우 중요한데 많은 교인이 내용을 모르고 참석하거나 아예 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왕성교회 측이 밝힌 출석 교인 1만여 명 가운데 공동의회 참석자는 414명에 불과했다. 왕성교회가 소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합동(총회장 이기창) 헌법에는 공동의회 개회 날짜와 의안을 일주일 전에 알리게 되어 있다.

공동의회 연기 여부는 투표로 결정했다. 강 목사는 "오늘 공동의회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4월 9일 노회가 열리기 전에 결의해야 한다"고 했다. 투표 결과, 교인 대다수가 공동의회 연기에 반대해 회의는 계속 진행됐다. 원로목사 추대와 담임목사 임기 연장 건은 눈을 감고 거수로 투표했다. 두 안건 모두 참석자 414명 중 2/3 이상이 찬성해 통과됐다. 반대에 손은 든 사람은 2명 정도였다.

길 목사의 동사·설교목사 추대 건 투표를 앞두고는 한 집사가 "동사목사 제도 때문에 많은 교회가 분열했다. 설교목사 제도 역시 담임목사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으로 새로운 목사 청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렇지만 투표 결과는 찬성 290명 반대 93명으로 통과됐다. 길 목사는 칼빈대 총장 재직 시절에도 법적으로 당회장을 겸직할 수 없게 되자, 담임목사로 설교만 하고 임시당회장으로 강재식 목사를 세운 적이 있다.

길 목사에 대한 안건을 처리한 이후 과천왕성교회와 서울 왕성교회를 합치는 안건을 논의했다. 길 목사는 "(과천으로 교회를 옮겨) 제3의 부흥 시대를 맞으려면 두 교회가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건은 가부를 물은 뒤 반대가 없어 통과됐다.

왕성교회는 1997년 과천에 1만 2천여 평의 땅을 샀지만 개발 제한 구역이어서 건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완공해 과천왕성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드림센터가 현재까지 과천에 지은 건물 전부다. 지난해 초에는 부지가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선정되어 개발이 더 어려운 상태다.

길 목사는 과천 부지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해 학교와 교회를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축 헌금은 따로 걷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교회 합병 후에는 길자연 목사와 길요나 목사가 동사목사로서 함께 목회한다.

한편, 이날 공동의회에 앞서 열린 주일 오후 예배에서는 신천지 관련 강의가 있었다. 과천성결교회 김철원 목사는 '미혹의 영'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특히 교회 담임목사 교체기에 신천지가 분란을 일으킨다"며 교인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또 "우리 목사님 최고야"라는 구호를 따라 하게 하는 등 공동의회를 앞두고 길 목사에게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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