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의 연합 기구 창립을 추진하던 한기총대책위가 돌연 '대표회장 재선거'를 제안하고 나섰다. 한기총대책위는 홍재철·김요셉·이정익 목사 세 사람을 후보로 인정하고 다시 투표를 하자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한기총정상화를위한대책위(한기총대책위·위원장 유중현)가 새 연합 기구 창립을 미루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대표회장 재선거를 제안했다. 한기총대책위는 3월 12일 회의를 열고 재선거를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은 지난 3월 10일 공개된 한기총 명예회장단의 중재안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중재안에는 △홍재철 목사를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1년간 인정 △7월 7일 개정안을 한기총 정관으로 인정 △임원회 및 위원회는 한기총과 한기총대책위가 절반씩 참여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한기총대책위는 홍재철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대신 한기총대책위가 주관한 대표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이정익·김요셉 목사와 홍재철 목사가 후보로 참여해 다시 선거를 치르고 결과에 승복하자고 했다. 나머지 2개 항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장재형·류광수·김기동 목사 등 이단 의혹 인사와는 결코 함께할 수 없다는 항목을 추가했다.

새 단체 창립은 한기총의 답이 올 때까지 잠정 보류한다. 3월 13일로 예정했던 창립총회는 열지 않는다. 다음 총회 날짜는 3월 29일로 잡았다. 재선거 성립 여부를 떠나 3월 29일에는 총회를 열겠다는 것이 지금의 생각이다.

한기총대책위가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것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통합(예장통합·총회장 박위근)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장통합이 연합 단체를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교단 내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다. 특히, 탈퇴를 주장했던 목회자 중심으로 "한기총이 개혁되지 않으면 한기총에 불참하기로 한 총회 결의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단체 창립에 박차를 가하던 예장통합은 속도를 늦췄다. "한기총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3월 9일 한기총에 보내고, 3월 12일 오전에는 교단장 및 노회장 연석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으나 대체로 "3월 13일 총회와 선거는 성급"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한기총이 재선거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한기총은 3월 12일자 <국민일보>에 성명을 내고 "2월 14일 총회는 합법적이었으며 민주적 절차에 따라 치러졌다"고 강조했다. 한기총대책위가 추진했던 제3의 기구 창립에 대해서는 "불법·유령 단체 탄생"으로 규정했다. 이 성명에는 일부 교단의 이름이 허락 없이 기재되어 해당 교단이 반발하기도 했다.

한기총 사태는 부활절 연합 예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기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총무 김영주)는 지난 2006년부터 연합 예배를 함께 주관해 왔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주요 교단이 한기총에서 대거 이탈하면서 예전 같은 연합 예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기총은 올해도 변함없이 교회협과 연합 예배를 주관한다며 3월 10일 자 <국민일보>에 연합 예배 광고를 냈다. 그러나 연합 예배를 주최하는 2012한국교회부활절준비위원회는 "해당 광고는 합의된 사항이 아니다"며 유감을 표했다.

▲ 한기총이 3월 10일 자 <국민일보>에 부활절 연합 예배 광고를 냈다. 그러나 광고 내용 주최 측과 상의하거나 다른 단체와 합의된 것이 아니었다. (<국민일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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