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임종근 장로가 1월 29일 오전에 열린 장로 기도회에서 자해했다. 임 장로는 문구용 칼로 자신의 배를 그었다. 임 장로는 "조용기 원로목사를 교회에서 내치려는 장로들에 대한 울분 때문에 저지른 일"이라고 했다. 지난해 조 목사를 횡령 혐의로 형사 고발한 장로와 조 목사를 지지하는 장로 간의 다툼이 자해 소동으로 이어졌다.

사건은 기도회 막바지 총무 장로가 광고하는 시간에 일어났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이들에 따르면, 임 장로는 기도회 중 발언권을 요구했지만 사회자는 이를 묵살했다. 기도회가 끝날 때쯤 임 장로는 상의를 벗고 칼로 배를 그었다. 이를 지켜본 장로들이 임 장로를 제지했다. 임 장로는 "병원에서 상처를 스무 바늘 정도 꿰매고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했다.

임 장로는 <뉴스앤조이>와 한 통화에서 "장로들이 조 목사를 고발할 때 장로회 임원 중 한 사람이 변호사 선임 비용을 제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려 했는데 발언을 막아서 자해했다"고 했다. 그는 "50여 년 동안 교회를 위해 일한 조 목사를 고발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장로회 임원이 이에 개입한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발에 참여한 한 장로는 "장로회 임원이 변호사 비용을 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한편, 다른 장로는 "당회가 임 장로를 징계하려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자해 사건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8월 설상화 장로를 비롯한 장로 8명이 당시 <국민일보> 회장인 노승숙 장로를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임 장로도 고소인 중 한 명이다. 노 전 회장은 조 목사의 차남인 조민제 씨의 장인이다. <미디어오늘>은 당시 상황에 대해 조 목사의 장남인 조희준 씨가 장로들과 손잡고 노 전 회장 측으로부터 <국민일보>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행동으로 해석했다.

올해 1월 초 검찰은 노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당회는 노 전 회장을 고소한 장로들이 교회 내 분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를 추진하는 당회에 항의하기 위해 자해했느냐는 질문에 임 장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당회의 징계 시도가 부당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노 전 회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혐의가 있지만 증거가 불충분하고 고소인이 소를 취하했기 때문에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당회가 '무혐의'에만 방점을 두고 징계하려 하는 것은 억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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