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문선명 교주의 주례로 합동 결혼을 했고, 대학 시절 통일교 활동을 하다가 대학순회전도단장을 맡았던 장재형 씨. 원리연구회의 초기 주역 중 한 사람으로, 국제기독학생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았던 장재형 씨. 선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시에 개신교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던 장재형 씨. '자칭 재림주'라는 의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장재형 씨.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2004년 길자연 목사가 회장으로 있을 때 장재형 씨의 이단성을 조사한다고 하더니, 2011년 또다시 회장이 된 길자연 목사는 장재형 씨를 그의 품에 받아들였다.

<크리스천투데이>는 통일교의 핵심 인물이었던 장재형 씨가 설립했다. 이단을 옹호하는 언론으로 낙인 찍혀 있는 <크리스천투데이>가 요즘 들어 부쩍 한기총 대변지 노릇을 하는 것은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다. <뉴스앤조이>를 흠집 내기 위해 애쓰는 것 역시 당연지사이다.

<크리스천투데이>는 2008년 '사기, 횡령, 탈세' 등 제목의 보도로 <뉴스앤조이>를 공격했다. 시리즈로 써 댔다. 기독시민연대라는 단체가 행동대 역할을 하고, <크리스천투데이>는 그들의 대변지 노릇을 했다. 2008년 말 국세청 직원들은 <뉴스앤조이>의 2003년~2008년 재정 장부를 모조리 압수해 일주일 동안 조사했다. 결과는? 사기, 횡령, 탈세, 그 어느 것도 진실이 아니었다. 전부 무혐의, 기각, 각하 결정이 났다. 기독시민연대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에 사과문을 보냈다. 하지만 그런 판결과 사과 내용을 이단 대변지가 후속 기사로 쓸 리가 있겠나.

2011년 12월 27일, <크리스천투데이>는 또 '뉴스앤조이, 10여 년간 길자연 목사 명의 도용'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지난번 횡령, 사기, 탈세 기사처럼 꽤나 그럴듯하게 썼다. 이단 옹호 언론이 <뉴스앤조이>를 좌파 집단으로 몰아가는 것만으로 부족해서 범죄 집단처럼 묘사하고 있다.

내용인즉 이렇다. 그동안 <뉴스앤조이>가 길자연 목사 명의를 도용해서 www.newsnjoy.kr, www.newsnjoy.co.kr 도메인을 무단으로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뉴스앤조이> 기사 때문에 길자연 목사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고, 정부로부터 '좌파'라는 오해도 받았단다. 대통령 무릎 꿇리는 바람에 정부로부터 곤욕을 치렀다면 이해가 되지만, <뉴스앤조이> 도메인 소유자라는 이유로 좌파로 몰렸다고 하면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향후 또 다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상표권 등록도 했단다. 이렇게 꾀죄죄한 억지 논리가 쉽게 먹히는 동네가 대한민국에 제법 널렸다는 게 현실이다.

올해 8월 31일, <뉴스앤조이> 사이트에 접속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해킹당한 것 아니냐며 염려했으나, 해킹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속사정을 속 시원하게 설명할 수도 없었다.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방심한 과실도 우리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크리스천투데이> 덕분에 이제 설명한다.

우선 상식적으로 판단해 보자. 후이즈라는 업체가 대표자의 인감증명서, 대표자의 신분증 사본, 대표자의 사업자등록증 사본, 대표자의 인감이 찍힌 신청서도 없이 도메인을 등록해 주겠는가. 아니면 김종희가 길자연 목사를 속이거나 그의 신분증과 인감도장과 사업자등록증을 갈취해서 서류를 만들었을까. 협박이라도 했을까. <뉴스앤조이> 대표가 한기총 대표회장에게 인감도장 내놓으라고 하면 순순히 갖다 바친다는 말인가. <뉴스앤조이> 대표가 졸지에 빤스 목사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뉴스앤조이> 도메인 소유주가 길자연 목사라는, 소설처럼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매우 개인적 사연이지만, 기왕 공적인 일이 됐으니 설명한다.

김종희는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왕성교회를 출석했다. 그 시절 김종희는 <기독신문> 기자로 재직하면서, 왕성교회에 있는 출판국에서 길자연 목사의 설교를 정리하고 왕성신문을 편집하는 일을 파트타임으로 했다. 2000년 <기독신문>을 떠난 김종희는 같은 해 6월에 '뉴스앤조이'라는 이름을 만들고, 영문 도메인을 등록하려 했다. co.kr은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길자연 목사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도서출판 왕성의 사업자등록증을 써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길자연 목사는 당연히 허락해 주었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이였다.

당시 길자연 목사는 <뉴스앤조이>가 10년 뒤인 지금 자기에게 칼끝을 겨누는 무기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고 허락했을 것이다. 그런 것을 예상치 못한 것은 김종희도 마찬가지였다. 2003년 교회를 떠날 때까지, 특히 길자연 목사가 세 번째 한기총 대표회장이 되기 전까지는 우리 사이에 특별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특별한 일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아주 특별한 관계였다.

김종희는 1997년 3월 길자연 목사의 주례로 왕성교회에서 결혼식을 했고, 두 딸은 길자연 목사가 세례를 주었다. 2003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길자연 목사가 장례 예배 일체를 집례했다. 우리 가족은 새해가 될 때마다 길자연 목사에게 세배했다. 길자연 목사도 명절 때마다 부모님에게 값비싼 백화점 물품을 선물했다. 이 정도면 사적으로 충분히 특별한 관계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공적으로도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다. 2000년 8월 로고스시티라는 작은 인터넷 회사에 소속되어서 <뉴스앤조이>를 만들고 창립 예배를 할 때, 외부 초청자 한 명도 없는 곳에 길자연 목사가 와서 설교했다. 명의가 도용된 사람이 설립 예배에 와서 설교를 한다? <뉴스앤조이> 기자가 이라크 전쟁을 취재하러 갈 때는 거금을 후원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뉴스앤조이>의 성향이 드러나면서 태도가 달라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길자연 목사는 김종희를 만날 때마다 <뉴스앤조이>에 대한 불만을 서슴 없이 말했고, 김종희 역시 한기총 선거에 돈 쓰지 말라는 이야기와 아들에게 세습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곧잘 했다. 한기총 대표회장에 두 번째로 나가려고 하는 2003년이 최악의 관계였다. 그래서 그해 연말 교회를 떠났다.

2006년 김종희가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 <뉴스앤조이>에 도움을 주었던 분들을 만나 작별 인사를 했는데, 가장 마지막에 만난 사람이 길자연 목사였다. 출국 전날 왕성교회 앞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김종희가 그동안 내 속을 썩이더니 이제 아들도 내 속을 썩인다. 과천에 있는 자기 교회 나오지 말라고 하더라"고 했다. "아버지로서는 섭섭하시겠지만, 정말 멋진 아들을 두셨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왕성교회를 아들에게 세습하지 마라. 훌륭한 분이니 제 갈 길을 홀로 멋지게 갈 것이다. 아버지로서 옆에서 지켜만 봐 달라"고 했더니, "이 교회가 내 교회인가, 주님의 교회이지. 세습 안 한다. 미국 가면 좋은 목회자 찾아 봐라"고까지 했다. 길자연 목사의 아들은 김종희와 동갑이다. 그래서 특히 아들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앞으로 행보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이날 길자연 목사는 먼 길 가는 데 보태 쓰라며 100만 원을 주었다.

2006년 미국을 갈 때까지 공적으로는 비판의 대상이었지만, 사적으로는 은혜를 입었었다. 그러나 2009년 귀국한 다음 가끔 전화로만 인사했을 뿐 직접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도메인을 도서출판 왕성 소속으로 그대로 두는 것이 찜찜했다. 그래서 그해 4월 도메인 소유권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만들었다. 하지만 길자연 목사와 <뉴스앤조이>의 관계가 계속 불편한 상태였기 때문에, 길자연 목사에게 공문을 보내지 못하고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도메인 사건이 올해 여름에 터진 것이다.

자, 이제 정리해 보자. 2000년 당시까지는 결혼식 주례도 해 주고, 아이들 세례도 줄 만큼 좋은 관계였기 때문에 길자연 목사가 도메인 등록을 마음 편하게, 별 생각 없이 허락했을 것이다. 설립 예배에 와서 설교도 해 줄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가 허락했다는 사실을 잊어 버렸거나, 그것이 자기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뉴스앤조이>라는 것까지는 연결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자 그것이 떠올랐을 것이고, 도메인을 끊는 것으로 앙갚음을 했을 것이다. 그런 감정, 보복 행위는 다 이해할 수 있다. 나 같아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길자연 목사를 비난하지 않았고, 그날 길자연 목사에게 모처럼 긴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자신은 몰랐고, 김종희가 몰래 명의를 도용했다는 말은, MB가 BBK와 무관하다는 변명만큼이나 우습기 짝이 없다.

상식적으로도 첫째, 대표자 동의 없이 서류를 어떻게 구비했겠는가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둘째, 길자연 목사와 김종희의 당시 정황을 파악하면 그때는 좋은 관계였으니까 다 괜찮다고 했다가 최근 관계가 악화되어 다른 소리를 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천투데이>는 길자연 목사가 10년 동안 아무것도 몰랐고 김종희가 몰래 그런 짓을 한 것처럼 '도용'이라는 표현을 단정적으로 썼다. 참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김종희가 미국에 체류하는 3년 동안 아는 체 한번 안 하다가 귀국 직전 뉴욕과 워싱턴까지 찾아와 인사한 기자들이 있었다. 작별 인사 명목이었지만, 한국에서 김종희가 자신들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속내를 떠볼 심산이었다. 귀국하자마자 편집장이 찾아와 '선배님, 선배님' 하며 내 태도를 살펴보기도 했다. 그토록 기민하고 가상했던 순발력과 친근감은 어디 가고, 김종희에게 한마디 물어보는 노력조차 안 하고 도둑놈 취급을 하고 있을까.

자기 신문 설립자를 옹호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뉴스앤조이> 같은 적을 범죄 집단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그분이 가시는 길을 평탄케 예비해야 하는데, 장애물이 있으니 오죽 민망하겠는가. 그대들이 이단 옹호자이든 대변지이든, 재림주를 믿든 말든, 개인적으로는 별로 괘념치 않는다. 그래도 언론사라고 만들었으면 기자질은 제대로 하자. 옛날 설립 초기에 그대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주지 않았던가. 그새 다 까먹었는가. 그럼 이리 와라, 다시 제대로 가르쳐 줄 테니. 우선 꿀밤 몇 대 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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