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길자연 대표회장)는 12월 15일 임원회를 열고, 4개 교단 행정 보류,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의 이단설 조사 등 10여 가지 안건을 처리했다. (관련 기사 : 한기총 업무상 횡령으로 피소) 하지만 정족수가 미달한 상황에서 회의가 열렸다는 지적이 나와 결의 유효성에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기총 임원회는 과반수 참석으로 개회한다. 임원은 총 80명으로 41명이 참석 혹은 위임장을 보내야만 성수 되는 것이 관례다. 김운태 총무는 "서기 보고에 출석 26명, 위임 21명으로 되어 있다. 성수 요건을 갖췄다"고 했다.

하지만 공동취재단이 임원회 촬영 영상과 전화 통화로 확인한 결과, 임원회 참석자 수는 23명이었다. 불참하거나 위임을 거부한 경우, 그리고 구두로 위임해 효력이 없는 임원은 41명이 넘었다.

이날 임원회 참석자는 명예회장 이만신·엄신형 목사,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공동회장 이승렬·홍재철·이용운·조경삼·이병순·정종진 목사, 하태초 장로, 부회장은 황덕광·진택중·조규일·김경학·정학채·김바울·류성춘·이주섭·공창호 목사, 박홍자 장로, 서기 남태섭 목사, 부서기 도용호 목사, 회계 라도재 장로 등 총 23명이다. 한기총이 위임장을 공개하지 않아 임원회 위임자는 확인할 수 없었다.

공동취재단이 확인한 불참자는 명예회장 이성택·림인식·최성규·오관석·안영로·유의웅·지덕·김선도·김장환·방지일·이광선·조용기·박종순·곽선희·석원태 목사, 공동회장 박위근·배재인·유중현·강경원·이기창·정근두·석광근·황인찬·주남석·박성배·박창환 목사, 부회장 손달익·고흥식·김두성·임성렬·정준모·박정원·박현모·이철호·정영근·김홍기·문원순 목사, 김일랑·심영식 장로 등39명이었다.

이성택 명예회장은 "소집 통보를 받고 홍재철 목사에게 불참한다고 말했다. 위임장은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덕 목사 역시 "임원회에 불참했고 위임한 바 없다"고 밝혔다. 예장합동 총회장 이기창 목사는 "공식 참여나 위임은 교단 차원에서 하지 않았다"고 했다.

문제는 구두 위임. 한기총은 이번 임원회에서 위임할 경우, 위임장을 직접 임원들에게 발송해야 한다고 임원회 소집 공문에 명시했다. 기자와의 통화에서 구두로 위임했다는 임원은 이용규·김태만·박래면·김홍기 목사 등 4명이다. 이용규 목사는 "임원회 이틀 전에 사무국 직원이 전화로 참석 여부를 묻기에 위임한다고 했다"며 "내 위임장이 없었느냐"고 되물었다. 피어선 김태만 목사는 "임원회 당일 기도원에 있었다. 구두로 위임했지만 팩스를 보낼 상황이 아니어서 위임장은 보내지 않았다"고 했으며, 박래면 목사는 "당일 오전 9시경에 전화로 위임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위임장 없이 대리인이 참석한 경우도 있었다. 공동회장 조갑문 목사는 "총회 총무를 대신 보냈다. 위임장을 보내지는 않았다"고 했다. 불참자와 구두 위임자, 대리 참석자를 합치면 총 44명이다. 21명의 위임을 받았다는 한기총 주장은 거짓일 수 있다.

만일 이날 회의 참석자 숫자가 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다면, 임원회에서 결의한 10여 개의 안건 역시 효력이 없다. 예장통합 조성기 사무총장은 "성수가 되지 않으면 회의는 효력이 없다"며 "내용증명을 보내 임원회 회의록 공개를 요청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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