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트워크는 한기총 복도에서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금식 기도회 시작을 알리는 기도회를 열었다. 한기총은 퇴거를 요구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12월 1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길자연 대표회장)가 있는 서울 종로 기독교연합회관 15층은 종일 북적였다. 아침 10시에는 한기총해체를위한기독인네트워크(네트워크)가 금식 기도회를 열었고, 오후 2시에는 길자연 목사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관련 기사 : 한기총 해체 위한 릴레이 금식 기도 시작)

네트워크는 오전 10시 한기총 앞 복도에서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금식 기도회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3박 4일 동안 금식에 참여하는 이진오 목사(교회2.0목회자운동)는 "기독교가 개독교 소리를 듣고 목사가 먹사 취급을 받는 게 현실이다. 한기총 해체를 통해 한국교회가 돈과 권력을 추구하는 사슬을 끊어야 한다"고 했다. 기도회에 참여하는 진실애 간사(새벽이슬)는 "이 자리에 같이 있지 못해도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기도회는 쉽지 않았다. 한기총은 복도에서 나가 달라고 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오전 11시경 경찰이 출동했고, 참석자들은 20여 분간 기도회를 한 후 1층 로비로 내려갔다. 1층에서는 건물 경비원이 나가 달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1층 로비에 자리를 깐 지 2시간여 만에 건물 밖으로 나가야 했다. 이들은 건물 밖에서 오후 기도회를 시작했다.

▲ 퇴거하지 않으면 모두 체포될 우려가 있어 기도회 참석자들은 1층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금식 기도회에 참석한 김종환 목사는 "우리가 업무를 방해한 것도 아니고, 기도회를 하는 것뿐인데 너무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 참석자들은 1층에서도 쫓겨났다. 경비원들이 건물에서 나가 줄 것을 요구했고, 이번에도 경찰이 출동했다. 네트워크는 오후 1시까지 로비에 있다가 밖으로 나갔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 건물 밖으로 나온 기도회 참석자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 시위와 기도회를 이어갔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해체를 위한 기도회가 열리고 있는 시각, 한기총은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연다고 공지했다. 기자회견 안내 메일은 기자회견 시각 1시간 전에 회람됐다.

기자회견에서 길자연 목사는 실행위원회(실행위)를 열어 지난 10월 28일 실행위에서 결의된 내용을 다시 한 번 논의하겠다고 했다. 4개 교단(예장고신·합신·대신·개혁) 행정 보류와 신규 가입한 3개 교단과 1개 단체 회원권은 12월 15일 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 건물 밖에서 해체를 위한 기도회를 여는 동안 한기총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길자연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한기총에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고 비판을 음해로 몰았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기자회견은 언론과 교단의 비판에 반박하고 해명하는 자리였다. 길자연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한기총의 모든 행정과 사업은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근거 없는 비방을 중단하라고 했다. 특히 <뉴스앤조이>, CBS, <기독공보>, <들소리신문> 등 이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고 일방적이고 편향적 보도로 한국교회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한기총 사태는 한기총 해체 의도를 가진 배후 세력이 조장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뒤에서 음해하지 말고 떳떳하게 나오라고 했다.

한기총은 언론에서 보도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홍재철 목사가 대표로 있는 북한옥수수심기범국민운동본부는 작년 총회에서 회원 승인을 받았다고 했다. 재정 유용 의혹은 문제없다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삼경 목사를 질서확립대책위원회(질서위)가 조사한 것은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라고 했다. 최삼경 목사 관련 질문에 질서위는 "최 목사가 회개하길 바란다"면서 최 목사가 이단이라는 주장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 기자회견에서 질서위 위원들이 앞에 나란히 앉았다. 이들은 최삼경 목사가 이단성이 있다며, 이를 설명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이날 한기총 문제 당사자와 해체 운동 진영이 마주쳤다. 기도회 참석자 중 구교형 목사(성서한국 사무총장) 등 3명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세미나실에 들어왔다. 이들은 "한기총 해체하십시오. 금권 타락 선거 회개하십시오" 등을 외쳤으나 관계자들에 의해 곧 밖으로 끌려 나갔다. 기자회견장에 있던 한기총 관계자들은 "빨갱이", "젊은 새끼가…끌어내" 등 욕설을 퍼부었다.

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이 끝나고 길자연 목사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길 목사는 응하지 않았다. 네트워크는 길 목사가 나오길 기다렸다가 길 목사에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길 목사는 다음에 이야기하자며 자리를 피했다.

▲ 기도회 참석자 중 일부가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려고 하다 관계자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회의실 안에 있던 한기총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려고 한 이들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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