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신대 신학대학원 원우회가 수업 거부, 연좌시위에 이어 12월 1일 예장합동 총회 회관을 항의 방문했다. 원우회는 총회가 학내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뉴스앤조이 백정훈
총신대학교(총신대) 신학대학원 원우회가 12월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예장합동 총회 회관을 항의 방문했다. 원우회는 △송전탑 이설 지연 △교수 충원 지연 △직원 인사 뇌물 수수 사건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현 재단 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원우회는 지난 11월 22일부터 수업을 거부하고 29일에는 사당캠퍼스에서 연좌시위를 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총신 신대원생, "재단 이사 퇴진" 연좌시위)

학생 70여 명은 총회 회관의 5층 회의실에 집결했다. 이들은 학내 현안이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큰소리로 기도했다. 학생들은 회의실 벽에 "이사장·이사회는 책임지고 내려오라", "우리는 거부한다! 재단이사 재신임을!", "문제 있는 이사회! 송전탑 못 옮긴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었다. 소병군 원우회장은 "총회가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신학대학원 교수 8명도 시위에 참석해 학생들을 응원했다.

총회 총무인 황규철 목사는 학생들의 요구를 총회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황 목사는 "송전탑 이전과 교수 충원을 교단 차원의 의제로 삼아 해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한 의혹 제기는 주의를 당부했다. 황 목사는 "송전탑 이전과 교수 충원은 명분이 있는 요구다. 그러나 금품 수수 논란과 김영우 재단 이사장에 대한 퇴진 요구는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각 사안을 분리해서 지혜롭게 싸워야 한다"고 했다.

▲ 총신대 운영 이사회는 지난 11월 30일 원우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하지만 각자 자신들의 입장만 설명하고 현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대화하지는 못했다. ⓒ뉴스앤조이 백정훈
총신대 운영 이사회도 학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운영 이사회 임원회는 지난 11월 30일 회의를 열어 학내 현안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꾸렸다. 또 운영 이사회 임원들은 같은 날 원우회 임원들을 만나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들었다. 원우회 임원들은 운영 이사들에게 현 재단 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원우회 측은 "재단 이사들이 학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 몇 년 동안 약속을 믿고 기다렸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운영 이사장인 남태섭 목사는 "학생들의 요구를 100% 수용하지는 못한다. 문제가 있는 부분은 바로잡겠다"고 했다.

운영 이사회 측은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남태섭 목사는 "아버지가 잘못해도 아들이 아버지의 자리를 침범하면 안 된다. 각자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원우회의 한 임원은 "대화하는 자리인 줄 알고 참석했는데 일방적으로 자기 이야기만 해서 실망했다. 학생들의 고충을 듣기보다 수업 거부를 철회하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자리였던 것 같다. 아직도 운영 이사들은 시위하는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