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총신대) 신학대학원 원우회가 12월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예장합동 총회 회관을 항의 방문했다. 원우회는 △송전탑 이설 지연 △교수 충원 지연 △직원 인사 뇌물 수수 사건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현 재단 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원우회는 지난 11월 22일부터 수업을 거부하고 29일에는 사당캠퍼스에서 연좌시위를 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총신 신대원생, "재단 이사 퇴진" 연좌시위)
학생 70여 명은 총회 회관의 5층 회의실에 집결했다. 이들은 학내 현안이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큰소리로 기도했다. 학생들은 회의실 벽에 "이사장·이사회는 책임지고 내려오라", "우리는 거부한다! 재단이사 재신임을!", "문제 있는 이사회! 송전탑 못 옮긴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었다. 소병군 원우회장은 "총회가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신학대학원 교수 8명도 시위에 참석해 학생들을 응원했다.
총회 총무인 황규철 목사는 학생들의 요구를 총회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황 목사는 "송전탑 이전과 교수 충원을 교단 차원의 의제로 삼아 해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한 의혹 제기는 주의를 당부했다. 황 목사는 "송전탑 이전과 교수 충원은 명분이 있는 요구다. 그러나 금품 수수 논란과 김영우 재단 이사장에 대한 퇴진 요구는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각 사안을 분리해서 지혜롭게 싸워야 한다"고 했다.
총신대 운영 이사회도 학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운영 이사회 임원회는 지난 11월 30일 회의를 열어 학내 현안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꾸렸다. 또 운영 이사회 임원들은 같은 날 원우회 임원들을 만나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들었다. 원우회 임원들은 운영 이사들에게 현 재단 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원우회 측은 "재단 이사들이 학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 몇 년 동안 약속을 믿고 기다렸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운영 이사장인 남태섭 목사는 "학생들의 요구를 100% 수용하지는 못한다. 문제가 있는 부분은 바로잡겠다"고 했다.
운영 이사회 측은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남태섭 목사는 "아버지가 잘못해도 아들이 아버지의 자리를 침범하면 안 된다. 각자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원우회의 한 임원은 "대화하는 자리인 줄 알고 참석했는데 일방적으로 자기 이야기만 해서 실망했다. 학생들의 고충을 듣기보다 수업 거부를 철회하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자리였던 것 같다. 아직도 운영 이사들은 시위하는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