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 질서위가 12월 1일 다락방 공청회를 열었다. 그러나 예장개혁의 불참으로 공청회는 무산됐다. 강당을 가득 메운 참석자와 취재진은 허탈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길자연 대표회장) 질서확립대책위원회(질서위)가 주최한 다락방전도총회(다락방·조경삼 목사) 공청회가 무산됐다. 공청회는 12월 1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질서위는 예장개혁과 예장개혁(다락방)을 공청회에 불렀으나 예장개혁이 불참했다. 김용도 질서위 위원장은 "공청회에서 한쪽 입장만 들으면 일방적일 수 있기 때문에 오늘 공청회는 이만 마치겠다"고 했다. 공청회를 시작한 지 20여 분만이었다.

조경삼 목사는 반발했다. 조 목사는 "우리라도 질문을 받고 입장을 설명하게 해 달라"고 했다. 질서위는 거절했다. 하태초 질서위 위원은 "양측 주장을 듣기 위해 공청회를 열었으나 한쪽이 불참했기 때문에 양자 공청회는 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했다. 예장개혁(다락방)은 공청회를 하자며 질서위와 몇 십분 동안 입씨름했다. 그러나 질서위는 공청회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수용 인원 250명인 강당을 가득 메웠던 취재진과 방청객은 허탈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공청회 파행은 예견된 일이었다. 예장개혁은 공청회 하루 전인 11월 30일 오전, 한기총을 방문해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예장개혁은 9개 교단이 다락방을 이단 혹은 사이비, 불건전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다락방에 대한 이단 논쟁을 다시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했다.

▲ 질서위가 공청회를 끝내려고 하자 조경삼 목사가 반발했다. 조 목사는 "우리만이라도 질의응답을 하게 해 달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공청회 무산으로 질서위는 체면을 구겼다. 김경학 질서위 위원은 "다음에는 정식으로 교단을 부르고 누가 봐도 공정하게 공청회를 하겠다"고 했다. 이에 조경삼 목사는 "오늘 공청회가 정식이 아니면 무엇인가. 오늘도 나는 무지 정식으로 알고 나왔다"고 했다. 조 목사 발언에 일부 참석자들은 손뼉 치며 환호했다.

질서위는 공청회를 공정하게 하겠다고 했지만, 참석자를 살피면 그 의지에 의문이 생긴다. 질서위는 이날 공청회 패널로 이정환·김만규·강춘오 목사를 불렀다. 이정환 목사와 김만규 목사는 다락방을 이단으로 규정한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인 최삼경 목사와 대립하고 있는 인사들이다. 강춘오 목사는 예장통합이 2009년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한 <교회연합신문>의 발행인이다.

질서위는 다시 공청회를 열겠다고 했다. 다음 공청회는 다락방을 이단 또는 사이비 등으로 규정한 9개 교단도 부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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