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가 재단 이사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원우회는 현 재단 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11월 22일부터 수업을 거부한 데 이어 29일 오전에는 사당캠퍼스 종합관 1층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100여 명의 학생들은 송전탑 이전과 교수 충원, 뇌물 사건에 대한 의혹 해소 등을 위해 큰소리로 기도했다. 이들은 "학교 옆에 고압 선로 송전탑이 웬 말이냐", "교수 인원 확충하여 공부다운 공부하자", "불법 선거 인사 비리 이사장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도 외쳤다.
직원 인사 과정의 뇌물 사건과 관련해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정일웅 총장도 시위에 참석했다. 정 총장은 "어떤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교수 회의에서 송전탑 이전에 대해 해결 방법을 찾기로 뜻을 모았다. 학생, 교직원들과 이야기하면서 학내 문제를 해결해야 했는데 의사소통하는 내 능력이 부족했다. 이사회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 총장은 퇴진 요구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기자가 정 총장에게 입장을 물었으나 정 총장은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원우회 임원들은 법인 사무실을 방문해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담은 공문을 재단 측에 전달했다. 원우회는 공문에서 △송전탑 이전 지연 △교수 충원 지연 △직원 인사 뇌물 사건 등을 책임지고 현 재단 이사진이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우회의 한 임원은 "이사장은 학생들이 대화를 회피하며 수업을 거부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이사회는 2년 동안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 이사진을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운영 이사회(이사장 남태섭 목사)는 학생들의 수업 거부, 학내 단체들의 총장·이사장 퇴진 요구, 뇌물 사건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월 30일 사당캠퍼스에서 긴급 임원회를 연다. 남태섭 목사는 "학생들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타당한 것인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학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