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층현교회 김규석 장로가 김성관 목사를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김 장로는 현재 충현교회유지재단 이사로 재직 중이고,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충현교회 요직인 행정위원장을 지냈다. 김 장로는 행정위원장 시절 횡령 혐의를 가지게 됐고, 지난 3월 사실을 확인하게 되어서 김 목사를 검찰에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유영
충현교회 김규석 장로가 김성관 담임목사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11월 9일 김규석 장로는 고발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장로는 충현교회유지재단이 소유했던 시가 18억 원가량의 아파트가 이사회 결의 없이 김 목사 명의로 불법 이전됐다고 밝혔다. 충현교회 정관에는 부득이한 경우 외에는 교회 재산을 유지재단 등 교회 소속 산하 재단에 귀속해서 관리한다고 되어 있다.

문제의 아파트 등기부 등본을 보면 충현교회 유지재단 명의로 되어 있던 아파트를 김 목사가 공시지가인 11억 원에 사들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장로는 유지재단과 김 목사 사이에 실제 거래 없이 교회 관계자 몇 명이 소유자 명의만 옮겼다 주장했다. 재단 이사회의 결의도 없었다고 했다. 현재 김 장로는 유지재단 이사로 재직 중이다.

김 장로는 폐쇄적인 교회 행정이 김 목사의 횡령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김 장로는 2009년부터 1년가량 행정위원장으로 근무했지만, 교회 재정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김 목사가 당회원뿐 아니라 행정위원장에게도 재정 장부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교회 재정 관리와 행정을 김 목사와 행정과장 심 아무개 권사 둘이서만 처리한다. 이들이 장부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당회원들과 유지재단 이사들도 헌금 액수와 집행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했다.

김 장로는 충현교회의 재산이 얼마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도 문제라고 했다. 충현교회는 충현교회유지재단, 재단법인 충현동산, 충현복지재단 등 3개의 법인을 가지고 있다. 등기부에 등재된 3개 법인의 보유 재산은 100억 원가량이다. 하지만 실제 보유 재산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 장로는 "현재 재단이 보유한 부동산과 동산의 규모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 재단의 재산 증감에 대해 김 목사가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김 목사가 재단 보유 재산이 대략 2조 원가량 된다고 말한 적은 있다"고 했다.

▲ 문제의 아파트는 등기부 등본상 지난 2008년 11월 26일 김 목사가 매입했다고 나온다. 하지만 김 목사를 고발한 김 장로는 이 아파트가 충현교회유지재단 소유 재산이지만, 이사회 결의 없이 이전됐다고 했다. 또한 김 목사 명의로 이전만 됐을 뿐, 실제 거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등기부 등본 갈무리)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은퇴장로는 교회에서 김 목사의 전횡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김 목사 결정에 대해 반발하면 징계를 당한다. 100여 명의 장로가 당회에 참석하고 있지만, 김 목사의 발언에 반박할 수 없다. 김 목사의 의견에 반대하면 인사위원회에서 장로들을 징계한다"고 했다. 김규석 장로도 지난 6월 당회에서 김 목사의 횡령에 대해 발언하려 했지만, 강제로 퇴장당했다고 했다.

또한 김규석 장로는 김 목사가 2년 뒤, 은퇴 후에도 유지재단 이사장직을 계속하려 한다고 했다. 유지재단 정관상 충현교회 당회장이 당연직으로 재단 이사장이 된다. 김 장로는 "김 목사가 후임 목사를 청빙한 후에도 자신의 유지재단 이사장 임기를 연장하겠다고 당회에서 말했다. 장로들은 당회장이 이사장이 되기 때문에, 교회가 담임목사 2명을 모셔야 하느냐고 물었다. 김 목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김 목사의 이사장 임기 연장에 대해 질문한 장로 5명은 인사위원회로부터 반성문을 쓰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들이 반성문을 쓰지 않자 인사위원회가 근신 조치를 내렸다"고 했다.

충현교회는 공식적인 입장을 11일 이후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현교회 사무국은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담임목사와 행정과장이 공식적인 입장에 대해서 논의 중이다. 11일 이후에 공식 입장이 나오면 알려 주겠다"고 했다.

충현교회는 1953년 김창인 원로목사가 설립한 예장합동의 대표적인 교회다. 김영삼 대통령이 장로로 시무했던 것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하지만 김창인 원로목사가 아들인 김성관 목사에게 교회를 세습했고, 이에 반발한 장로와 집사를 출교 조치하는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 11월 9일 김 목사를 고발한 김 장로와 김 장로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충현교회 내부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검찰에 고발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여기며, 이번 기회를 통해 충현교회가 개혁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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