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추락하고 있다. 추락의 가속도는 더해 가는데 날개가 없다. 낙하산도 없다. 사회 고발 프로그램에는 개신교를 대표하는 대형 교회와 목사들이 단골로 등장한다. 교회가 죄 많은 세태를 고발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교회의 죄악을 고발하고 있다.

신문과 뉴스에 연일 보도되는 교회와 목사의 추문은 더는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여론의 한복판에서 한국교회가 벌거벗겨진 채 뭇매를 맞고 있지만,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구경꾼들의 손에는 돌멩이가 들려 있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1995년까지 한국교회의 교세는 급속하게 성장한다. 이후 10년 동안 성장이 정체되었다가 2005년부터 쇠퇴하기 시작한다. 이 쇠퇴는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 추세와도 맞물린다.

1970년대 2차 베이비 붐 세대를 정점으로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서서히 감소하는데 2005년은 바로 7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 사회의 중심축으로 등장하는 해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1.1명으로 OECD 34개국 중 최하위의 성적이다. 단순히 통계로만 따져 볼 때 10년 뒤의 한국교회는 장년층이 2010년 대비 약 10%, 20년 뒤에는 약 40%가 감소한다.

20대 청년층은 앞으로 10년 동안에 다소 증가하다가 20년 후에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한다. 현재의 20대와 10대들이 한국교회의 몰락을 보며 성장한 세대임을 고려할 때 앞으로 10~20년 동안 한국교회는 극심한 쇠락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한다. 더 심각한 것이 있다.

21세기 정보화 시대는 유례가 없는 새 물결을 몰고 왔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라는 21세기 연금술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국가와 국가의 경계를 없애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의 지형을 바꿀 뿐 아니라 피 한 방울 없이 권력을 이동시키고 있다. 이러한 SNS의 세례를 받은 젊은 세대는 이미 새로운 세상을 살고 있다. 이들은 거대 미디어의 일방적 소통에 저항한다. 기성세대의 이념과 사회적 통념에 종속되는 것도 거부한다. 스스로 미디어가 되고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 이들의 심장 박동은 와이파이에 반응하고 머릿속에서는 CPU가 작동한다. 이들은 분명히 새로운 인류이다.

이러한 신인류들의 눈에 비치는 한국교회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되는가? 한국교회는 젊은 세대들과 공감하지 못한 지 오래다. 세대 갈등, 좌우 이념 갈등, 계층 갈등의 낡은 대립 구도에 갇힌 채 구태를 벗어 버리지 못하고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 이제 신인류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에서 한국교회를 바이러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끔찍한 일이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두워져 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예배당이 레스토랑이 되고 디스코텍이 되는 유럽 교회의 현실이 머지않아 한국교회의 현실이 되고 말 것이다. 더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이미 한국교회 쇠락의 쓰나미는 진원지를 출발하여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노란색 경고 등이 울린다. 그러나 이것을 절망의 서곡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기회, 겸허히 내려놓는 기회, 새롭게 갱신하는 기회이다. 어쩌면 지금은 한국교회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쉽지 않을 것이다.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해야만 한다. 아직 시간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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