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홍재철 목사.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출입 기자들이 홍재철 목사가 기자를 폭행했다며 항의 서신을 보냈다. 한기총 출입 기자 18명은 <기독교신문> 홍순현 기자가 홍재철 목사에게 폭언을 동반한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이들은 관련자와 대표회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사건은 지난 10월 21일 발생했다. 홍순현 기자는 오후 2시 30분경 한기총 사무실을 방문했다. 사무실에는 홍재철 목사와 박중선 목사, 성명 미상의 사람 3명이 있었다. 박 목사가 홍 기자를 총무실로 불러들였다. 홍 기자는 "홍 목사가 자리에 앉자마자 '기사를 어떻게 그렇게 쓰느냐'며 폭언을 퍼부었다"고 했다. 홍 기자는 자신의 기사에서 이번 한기총 임원 구성에 차기 대표회장을 노리는 홍 목사 입김이 작용했다는 비판을 보도한 바 있다. 홍 기자는 폭언에 항의했다. 그러자 홍 목사가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때리고 총무실을 나가지 못하게 했다고 했다.

폭행 소식을 들은 다른 기자들은 한기총에 서신을 보내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항의 서신을 보낸 기자들은 이번 일을 "반언론, 반인륜적인 폭력"으로 규정했다. 또 홍재철 목사가 11월 27일까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길자연 목사도 대표회장으로서 사과하라고 했다. 서신은 10월 25일 오전 한기총으로 보냈다.

이들은 서신에서 가해자인 홍재철 목사가 더는 한기총에 나와 행정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 달라고 했다. 홍 목사가 사무실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직원들의 행정에 간여하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순현 기자가 폭행당했던 날도 실행위원 명단 때문에 사무국 직원과 홍 목사가 갈등을 일으켰다고 알려졌다.

홍재철 목사는 이번 사건 외에도 이런저런 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그는 북한옥수수심기범국민운동본부 대표로 한기총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항의 서신을 보낸 기자들은 북한옥수수수심기범국민운동본부가 아직 실행위원회나 총회에서 회원 단체로 승인받지 못했기 때문에 홍 목사 역시 임원이 아니라고 했다.

홍 목사는 차기 대표회장으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홍 목사는 예장합동 소속이기 때문에 현행 정관에 따르면 내년에 출마할 수 없다. 그러나 한기총이 지난 10월 7일 열린 임원회와 17일 열린 소임원회에서 정관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알려지면서, 홍 목사가 대표회장이 되기 위해 정관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길자연 목사는 10월 1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총대가 정관 개정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해 10월 28일 열리는 실행위원회에서 정관이 개정될 가능성을 높였다.

홍재철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폭행 사건은 사실무근이며, 정관 개정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7월 7일 정관을 개정하면서 공동회장 수가 줄어들어 임원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군소 교단의 반발이 거셌다. 이 때문에 정관을 바꾸려는 것이지 나 때문은 아니다"고 했다.

아래는 항의 서신 전문이다.

한기총 기자 폭행 사태를 규탄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사무실에서 벌어진 기자에 대한 폭행 사태를 개탄하며, 관련자 및 대표회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한다.

2011년 10월 21일 오후 2시 30분경 교회 연합 기구인 한기총에서 있어서는 안 될 기자 폭행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총무실에서 한기총 공동회장을 자처하는 홍재철 목사가 <기독교신문> 홍순현 기자에게 폭언을 동반한 폭행을 자행했다. 이와 함께 홍 목사 등 2-3명이 사과를 요구하는 홍 기자를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강제로 억류하는 등 2차 물리적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

우리는 이유가 어떠하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벌어진 기자에 대한 폭행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 기독교 연합 기관인 한기총에서, 더구나 기자의 기사 등을 이유로 자행한 폭력 사태는 반언론 작태임과 동시에 언론인에 대한 반인륜적인 폭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홍재철 목사는 한기총 사무처의 실무자도 아니고, 한기총 실행위원회나 총회에서 승인받은 임원도 아니다. 그가 북한옥수수심기범국민운동본부 대표로 한기총 공동회장에 임명되었다고 하지만, 이 단체는 아직 한기총 실행위원회나 총회에서 회원 단체로 승인받지 못했기에 그 대표인 홍 목사는 한기총 임원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한 자가 한기총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직원들의 행정에 간여하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대표회장인 길자연 목사가 공인으로서 한기총을 잘 운영하길 바라는 우리는, 이번 홍재철 목사의 기자 폭행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길 촉구하는 바이다.

길 대표회장은 우선 사무실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행정을 농단하고, 직원들에게 고압적인 자세로 지시를 내리는 등 물의를 빚고 있는 홍재철 목사가 더는 사무실에 나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홍재철 목사는 폭행 사실을 시인하고, 당사자에게 사과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길자연 대표회장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직원에게 폭언하고, 기자에게 폭언과 폭행을 자행한 홍재철 목사는 폭행당한 이들에게 11월 27일까지 사과하라.

2. 길자연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기자 폭행 사태에 대해 사과하라.

3. 이번 사태는 홍재철 목사가 한기총 사무실에 상주함으로써 빚어진 위법한 행정 개입과 직원 폭언에 이어 방문자인 기자 폭행 사태로 이어진 만큼, 물의를 빚고 있는 홍재철 목사가 더 이상 한기총 사무실에 나와 행정 개입을 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

2011년 10월 2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출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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