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들려주신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에 보면, 지옥에 갔던 부자가 아직 살아 있는 친족들을 위하여 간청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아버지여 나사로를 내 아버지의 집에 보내소서, 내 형제 다섯이 있으니 저희에게 증거하게 하여 저희로 이 고통 받는 곳에 오지 않게 하소서."

어쩌면 이러한 생각은 가상한 생각이고 잘못된 것이 아님에도 이러한 간청을 들은 아브라함은 이렇게 대답한다. "모세와 선지자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들을지니라. 만일 모세와 선지자들에게 듣지 아니하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지라도 권함을 받지 아니할 것이다." 죽은 자들이 살아 돌아가서 천국과 지옥에 대해 증언하는 것이 별로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이러한 표현과는 달리, 놀랍게도 우리는 종종 임사 체험을 한 사람들에 의하여 천국과 지옥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되고 그것이 책으로 출간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을 보게 된다.

미국과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는 책 가운데 <3분>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네 살짜리 소년 콜튼 부포가 급성 맹장염 때문에 아주 위독한 상태에서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으며, 그래서 천국에서 보고 들은 것을 오랜 기간에 걸쳐 솔직하고 단순하고 천진난만하게 시시때때로 이야기하게 되는 것을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그의 아버지인 토드 부포가 작가 린 빈센트의 도움을 받아 쓴 책이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총신대학교에서 신약신학을 가르쳤던 신성종 목사도(참고로 나도 신학교 시절 그분에게서 한 과목을 배웠다) 죽음의 체험을 하고 <내가 본 천국과 지옥>이란 책을 써서, 한국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나는 이러한 책들을 추천하지 않는다. 우리의 신앙과 행위의 유일하고도 최고가 되는 기준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뿐이며, 그 외의 어떤 것도 우리의 신앙의 기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 있다면, 그것은 그 작가가 훌륭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것이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이러한 책을 읽는다면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서 판단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들에서 묘사하는 천국의 모습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경험해 보지 않은 천국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그리고 지옥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알게 된다면 지금 우리가 사는 삶의 태도에 큰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과연 천국은 어떤 모습일까? 아쉽게도 성경의 가르침과는 달리, 신성종 목사의 천국 체험기에서 기록하고 있는 천국은 황금으로 되어 있고 12 진주문이 있으며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나이는 30대의 모습이다. 놀라운 것은 아직 살아 있는 지미 카터 대통령을 천국의 6번째 반열에서 보았다는 증언이다. 그가 벌써 죽은 것으로 신 목사님이 착각하며 글을 썼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천국을 묘사할 때, 황금이 깔렸고 다이아몬드가 널려 있는 곳이라고 설명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하나님과의 관계로 묘사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요한계시록에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그곳에는 더 이상 눈물이 없고 사망이 없고 애통한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계 21:4).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그곳에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기 때문이라고 가르친다(계 21:3). 천국이 천국인 것은 그곳에 금은보화가 가득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하나님 때문이다. 바로 그 하나님께서 우리의 눈에서 눈물을 닦으시고 힘을 주시기에 천국이지, 천국 체험기에서 그려 주는 것처럼 황금과 보화가 많기 때문이 아니다. 그리고 지옥이 지옥인 것은 그곳에 하나님의 은총이 없기 때문이지 단순히 유황불이나 고통 때문만이 아니다.

우리는 종종 장례식에서 이러한 표현을 듣는다. "이젠 고통 없는 세상으로 갔구나." "이젠 모든 짐을 내려놓게 되었구나." 크리스천들이나 불신자들이나 이런 말을 하는 데에는, 그저 육신이 죽었으니 이제 무슨 감각이 있어서 수고를 하고 희로애락을 알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하지만 요한계시록 21장에서 저 천국에 눈물이 없는 이유는 바로 그곳에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가르친다. 단순히 육신이 감각이 없어졌기 때문에 고통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바로 그곳에서 우리의 눈물을 닦으시기 때문에 천국이고 하나님의 은총이 있기에 천국이다.

그런 점에서 만일 우리가 이 세상에서도 하나님과 동행한다면, 초막이나 궁궐이나 그 어디나 천국을 조금 맛보며 살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