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와 그 가족이 잇따른 악재에 직면했다. 순복음교회 장로들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MBC 'PD수첩'이 조 목사 가족이 교회 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순복음교회 장로 29명은 지난 9월 19일 조용기 목사와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을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에 참여한 한 장로는 "조용기 목사가 당회장으로 있을 당시 아들인 조희준 전 회장에게 주식 투자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교회 돈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목사는 "교회 자금을 유용한 적이 없다"고 9월 20일 해명했다. 조 목사는 순복음교회를 통해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만약 고발이 접수되어 수사가 진행된다면 검찰 조사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다. 고발한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장로들의 고발과 함께 MBC 'PD수첩'도 지난 9월 20일 '나는 아간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조 목사 가족에 관한 세 가지 의혹을 방송했다. 'PD수첩'은 △5만 성도가 모은 평생 독자 기금 △한세빌딩 건축에 쓰인 자금 △미국 법인 베데스다대학에 쓰인 자금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했다.

평생 구독권 제도는 IMF 시절 <국민일보>(조민제 사장)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기획됐다. 100만 원을 미리 내면 평생 <국민일보>를 구독할 수 있는 제도로, 당시 조용기 목사까지 나서 성도들의 가입을 독려했다. 조성된 금액은 342억 원. 그런데 342억 중 225억이 2년 만에 자취를 감췄다.

또 'PD수첩'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한세빌딩의 건축 과정을 지적했다. 1998년 당시 한세대 대학원장이던 김성혜 씨는 교회 헌금으로 건물을 지은 뒤 한세대에 비싼 가격으로 매각했다. 'PD수첩'은 김 씨가 건물이 준공되고 임대 사업을 운영하면서 학교 법인에 입금되어야 할 임대료 중 현금 280만 원을 매달 본인 몫으로 가져갔다는 증거를 확인했다.

조용기 목사가 설립한 미국 베데스다대학교의 경우 2001년 김성혜 씨가 미국에 있는 동안 학교 소유의 부동산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PD수첩'은 현재 3,0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평가되는 베데스다대학 소유 부동산 구매에 쓰인 자금의 출처 문제를 다뤘다.

한기총과 순복음교회가 'PD수첩' 방송을 막으려 했으나 허사였다. 19일 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와 총무 김운태 목사, 홍재철 목사가 MBC에 방문해 보도 중지를 요구하는 서면을 MBC에 전했다. 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도 서울남부지법에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9월 19일 기각 판결을 냈다.

이 기사는 종이신문용으로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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