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목사)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 한기총 공동대표인 홍재철 목사는 한기총 내에 '이승만초대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를 신설하고 기념관 건립 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홍 목사는 기념관 건립이 이승만 대통령의 기독교적 업적을 기리기 위한 사업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일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군목·형목·경목 제도를 시작하는 등 개신교인으로서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역사 평가에 대해서는 "장기 집권은 잘못이지만 외교관으로서 독립운동에 앞장서신 분이다"고 했다.

그는 위원회 신설이 한기총 임원회에서 통과되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건립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건립에 찬성하는 20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명운동은 100만 명을 목표로 계속할 예정이다.

한기총의 이승만 기념사업 추진은 처음이 아니다. 2010년에도 '이승만건국대통령동산건립소위원회'를 발족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동상 건립을 위한 모금 운동과 서명운동을 하고, 정부에게 동상 건립을 제안했다. 홍재철 목사는 동상은 우상이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에는 동상이 아니라 기념관을 지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박종현 목사(언덕교회)는 이승만 대통령이 기독교인으로서 평가받을 만한 일이 많지 않다고 했다. 군목·형목 등의 제도도 군과 교도소에서 먼저 요청했기 때문에 도입되었다고 했다. 또 기독교인으로서 업적을 입증할 근거 자료가 빈약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승만 대통령의 행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되느냐가 문제다. 구교형 사무총장(성서한국)은 "이승만 대통령은 한반도에 남북 갈등을 일으키고 냉전 상황을 만든 사람이다. 3·15 부정선거까지 생각하면 기독교인으로서 업적을 기리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했다. 구 사무총장은 이번 일이 안 그래도 갈등하고 있는 사회를 더 분열하게 만들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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