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이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신앙생활이 쉬운 것은 믿기만 하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인가 어떤 엄청난 것을 해내야만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믿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것처럼 쉬운 것이 없다. 하지만 신앙생활이 어려운 것은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이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질 수 없다는 데 있다. 보이는 것을 믿으라 하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을 믿으라 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데 전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영적인 것을 믿으라 하니 믿음이 어려운 것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앙의 위인들이 있다. 그들의 신앙은 참으로 위대해 보이고 우리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진다.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아브라함에게 "너의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으로 가라" 말씀하셨다. 그때 아브라함은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모른 채, 그저 하나님께서 지시하는 땅으로 갔다는 점이 놀랍다(히 11:8). 그래서 우리는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솔직하게 생각하면, 그의 믿음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내 눈앞에 하나님이 나타난다면, 그리고 그 하나님이 직접 내게 말씀하신다면, 하나님 말씀의 요구가 그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 할지라도 순종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말씀하실 때, 믿음의 조상들은 기꺼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었다.

남자를 안 적이 없는 처녀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에도 기꺼이 그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눈앞에 천사가 나타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노아가 구름 한 점 없는 멀쩡한 하늘 아래서, 그것도 산 위에 엄청난 규모의 배를 지을 수 있었던 것도 그가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신앙생활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오늘날에는 그러한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데 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하나님을 직접 보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또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의 말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대체로 가짜일 가능성이 많다. 오늘날에도 하나님에겐 불가능이란 없으니까, 오늘날에도 '하나님께서 기쁘게 선택하시면' 그 옛날 성경이 완성되지 않았던 시절처럼 초자연적으로 아주 특수한 사람들에게 말씀하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님의 말씀이 완결되어 우리에게 주어졌으므로, 이 외에 다른 어떤 특별한 계시를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고 하면서 어떤 미래의 일을 예언하려는 행위는 성경에서 금하신 복술에 해당할 수도 있고 그러한 복술에 하나님의 이름을 거명하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오늘날 침묵하시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말씀하신다. 우선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서 말씀하신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더 나아가, 사람들 속에는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이 있다고 성경은 가르친다(롬 1:19).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사람들에게 계시하셨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말씀은 단순히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증명하셨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보여 주셨다는 말씀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보여 주신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육체의 소욕을 따르기 좋아한다는 데 있다. 만일 우리가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마음속에 들려주시는 그분의 음성을 계속해서 애써 외면한다면, 우리의 양심은 화인을 맞게 되어 더 이상 우리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도 전혀 들을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오늘날 우리에게 말씀하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 애써 외면하여 성령을 근심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엡 4:30).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과연 이 일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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