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 경기도 양수리수양관에서 열린 기독교 지도자 포럼을 취재했다. 그런데 포럼 둘째 날 저녁 행사장에서 쫓겨났다.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가 저녁 특강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특강을 시작하자마자 전 목사는 언론사가 자신의 말을 왜곡해서 퍼뜨리고 있다며 화를 냈다. 그는 "친한 사람들끼리 농담처럼 주고받는 말을 언론이 왜곡해 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언론에 대한 불만을 쏟아 내던 전 목사가 <뉴스앤조이>를 지목했다. 그는 "<뉴스앤조이> 기자, 여기에 숨어서 취재하고 있는 것을 다 안다. 여기서 나가라"고 했다. 참석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100여 개의 시선이 강당 맨 뒤에 앉아 전 목사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나에게 쏠렸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말씀드린다. 나는 숨어서 취재하지 않았다.

행사장에서 쫓겨났지만 취재를 포기하지 않았다. 방법을 바꿨다. 이번에는 신학생 신분을 갖고 있는 다른 기자를 정식으로 등록시켜 취재하려고 했다. 참가 신청까지는 순조로웠다. 하지만 이번에도 쫓겨났다. 포럼 주최 측의 '경비'는 삼엄했다. 포럼 관계자가 강의를 듣고 있던 기자를 행사장 바깥으로 불러냈다. 소속 교회와 교단 등을 따져 묻기 시작했다. 결국 잠입했던 기자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취재를 하다가 쫓겨난 일은 9월 2일 가칭 기독자유민주당 창당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도 있었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 도착해 수첩, 펜 등 취재 도구를 주섬주섬 꺼내들 때였다. 관계자가 찾아와 소속을 물었다. <뉴스앤조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가라"고 했다. 까닭을 물었다. 그는 "<뉴스앤조이>라서 안 된다"고 했다. 취재를 허락하지 않는 또 다른 언론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관계자는 "없다"고 했다.

취재를 허락할 수 없는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일단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왔다. 기자회견 직전 전광훈 목사가 담임하는 사랑제일교회 관계자가 "전 목사님이 오늘은 취재를 허락했다"고 했다. 전 목사의 '은혜'로 기자회견을 취재했다.

전 목사와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뉴스앤조이>에 반감을 가지는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뉴스앤조이>는 5년 전 전 목사의 '빤스 발언'을 최초로 보도했다. 지금도 전 목사에게 따라붙는 '빤스 목사'라는 별명을 안겨 주었으니 달가울 리 없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특정 언론사의 취재를 막는 것은 정치를 통해서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큰 뜻'을 품은 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태도다. 특정 언론사의 취재를 통제하는 이들이 만드는 기독교 정당. 그리고 이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만들려고 하는 세상이 나는 무섭다. 그들이 자신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이들과 적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에게 "이 사회에서, 대한민국에서 나가라"고 말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나 혼자만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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