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기도하는 손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모습. |
미국 메디슨의 유니테리안 교회(Uniterian Meeting House Frank Lloyd Wright, Madison, Wisconsin, 1947- 1951)
미국 위스컨신주 메디슨의 유니테리안 공동체를 위해 건축된 이 회당은 현대건축의 Master Builder라고 추앙받는 세계 최고의 건축가 중 한 사람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이 회당건축은 당시 기독교의 평신도 신학과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들과 근대건축의 새로운 정신을 반영한 가장 혁신적인 교회 건축의 하나로 평가된다. 또한 이 회당은 1960년에 미국건축가협회가 미국문화에 기여한 라이트의 17개 작품들 중 하나로 지목하였고, 1973년에는 국가가 등록한 역사적 장소로 지정되었다.
이 회당은 완만한 기복을 가진 넓은 초원의 대지 위에 건설되었는데, 지금은 비록 도시에 묻혀버렸지만, 건립될 당시에는 대학 농장과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위치하였다. 그래서 라이트는 언덕 위의 “country church”라고 불렀다.
▲우측면:주택 같은 편안한 모습. |
설계개념
▲평면도. |
그는 이 회당의 건축 디자인에서 ‘통일성’을 강조하는 유니테리언의 신념을 표현하려 하였다. 회당의 모든 형태와 공간은 ‘삼각형’이라는 기하학적 형태를 주제로 디자인되었다. 그는 이 삼각형을 종교적 열망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믿었다.
회당의 기능은 강당(예배당)과 교육관 그리고 목사관으로 이루어졌다. 이 모든 건물들은 하나로 이어졌는데, 그 중앙부에 위치한 강당이 전체의 중심이 되고, 그 한쪽에는 입구를, 다른 한쪽에는 교육관과 목사관을 배치하였다. 이 모든 공간의 배치와 평면구성은 삼각형을 기본으로 구성된 그리드에 따라 60도와 120도 각으로 전개되었다. 따라서 교실과 목사관의 침실들을 제외하고는 강당으로부터 각종 홀들과 복도 그리고 벽과 기둥과 처마, 회중석 의자의 배열, 가구 강단의 구성 등과 심지어는 바닥의 패턴에까지도 분명히 나타나서 통일성의 명확한 개념을 쉽게 읽을 수 있다.
회당의 형태도 평면 구성의 개념과 동일하다. 대지로부터 급경사를 이루며 솟아올라 강당을 덮고 있는 동판 지붕은 강당 전면의 중심점을 정점으로 하는 삼각형의 형태를 이루며 강하게 상승하는 느낌을 주면서 전체 건물의 중심이 된다. 또한, 이 삼각형 지붕은 낮고 수평적인 양측의 부속 건물 지붕으로 이어져, 전체적으로는 대지에 밀착되어 있다. 따라서 이 회당의 디자인은 고딕으로부터 이어져오는 종교적 수직성과 새로운 신학운동들이 주장했던 민주적, 사회적 수평성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구성은 평면구성과 함께 라이트의 디자인에서 통일성의 표현이며, 그것은 라이트의 유기적 건축개념에 대한 전형적인 예이기도 하다.
1947년 당시에 미국에서 대부분의 중, 소규모의 교회들은 완만한 경사지붕을 가진 길이가 길고 날씬한 박스형 건물 전면에 고전적 포치와 높은 뾰족탑을 가진 모습이었다. 라이트는 이러한 형태가 미국과 20세기의 교회에 매우 부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는 뾰족탑에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에게의 경외심(reverance)을 표현하고자 했다. 따라서 회당의 이러한 급경사를 가진 삼각형의 박공형 지붕은 뾰족탑의 기능과 이미지를 훌륭하게 현대적인 방법으로 대체시켰고, 나아가 라이트의 표현대로 ‘기도자의 손’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세상에 존재하며 천국을 향한 소망을 가지고 세상을 섬기는 사랑의 공동체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넓고 깊은 처마를 가진 수평창들은 shelter의 의미를 가지며, 내부와 외부를 연결시켜준다. 라이트 건축의 통일된 디자인 구성요소들과 재료들은 모든 관계에서 Uniterian의 통합과 정직성의 철학을 반영한다.
한편, 라이트는 이 회당의 건축 재료로 천연의 재료인 동판지붕, 석회암과 참나무를 사용하였다. 이는 그의 자연주의적 건축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근대건축의 대표적인 재료인 넓은 유리창은 이 형태의 주체인 지붕을 벽에서 독립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내부와 외부공간의 시각적 통합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예배실:이곳은 예배 이외에도 교인과 주민들의 다양한 행사들을 위해 사용될수 있도 록 공간 크기와 의자배치의 가변성을 가지고 있다. |
평면구성과 기능
평면은 중앙부에 강당을 두고 한쪽에 입구와 현관을, 다른 쪽에 교육시설들과 목사관을 배치하여, 강당이 회당 전체의 중심을 이루도록 하였다.
회당의 입구는 강당 동측의 피로티 밑으로 나 있는데, 강당지붕으로부터 이어지는 낮고 수평적이며 길게 내밀은 지붕으로 덮혀 있다.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삼각형의 작은 전실(anteroom)을 통해 역시 삼각형의 로비로 연결된다. 로비 반대측 끝에서 메인 홀로 들어서게 된다.
두 개의 큰 삼각형이 결합되어 마름모 꼴을 이루는 메인 홀은 강당과 중앙 홀(hearth room)로 구분된다. 이 두 개의 공간은 천장의 높이와 공간구성이 각각의 목적을 수행하도록, 그리고 각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도록 서로 다르게 디자인 되었지만, 그 사이에 커튼을 설치하여 분할 또는 통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따라서 정규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분리되어 사용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의 예배나 특별한 집회와 연극이나 음악회 같은 다양한 사회적 이벤트를 위해 위하여 면적을 확장할 수 있다. 특히 후자를 위해 회중석은 이동 가능한 접이식 의자로 고안되어 필요시에 치우고 넓은 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점에서 이 교회는 예배기능과 사회적 기능을 공간적으로 잘 통합한 교회로 평가된다.
강당의 천장은 입구로부터 강단 쪽을 향하여 마치 비상하는 새의 날개처럼 올라가고 그 모서리의 유리벽을 통해 강단은 빛으로 가득한 영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강단 위에는 캐노피를 매달아 소리의 반사판 역할을 하게 하는 동시에 강단이 공간과 회중의 시각적 중심이 되게 한다.
회중석은 목사만큼이나 회중들이 서로 잘 볼 수 있도록 삼각형 평면에 맞추어 배열되었다. 이러한 독특한 배열은 공동체의 의미를 강조한다.
강당 입구 앞에 있는 중앙 홀(Hearth Room)은 한쪽 벽에 육중한 석조의 벽 난로와 다른 쪽 벽에는 주방과 카운터를 가지고 있는 천장이 낮은 아늑한 공간이며, 회당 전체의 중심 홀로서 회원들의 작은 모임들이나 예배 후 친교를 위해 사용된다. 또한 이 홀은 강당의 공간 확장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 곳에 설치된 벽난로는 기능적이면서 동시에 상징적이며, 뜰을 향해 설치한 큰 유리벽은 밖으로의 시야를 열어준다.
▲교육실 통로: 단순한 통로가 아닌 교제의 장소이다. |
회당 입구의 반대 측에 있는 교육관은 입구 측과 같이 낮고 긴 지붕으로 덮여 있어 중심인 강당부분에 대하여 좌우 균형을 유지해준다. 내부공간은 한쪽에 긴 복도(Loggia)를 따라 원래 교실들이었으나 지금은 교역자 사무실들과 도서실로 바뀌었고, 반대측 벽은 열주를 이룬 마름모꼴의 석조기둥들 사이에 유리로 개방되어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정원의 모습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복도의 맨 끝 방은 원래 목사관의 일부로 설계되었는데 지금은 사회적 활동들을 위한 거실로 제공된다. 여기서부터 목사관 대신 교육관이 원 건물에서 120도의 각을 유지하면서 확장되었고 이를 주중에 탁아소로 활용하고 있다. 모든 방의 난방은 콘크리트 바닥 안에 매입한 파이프를 통해 더운 물을 순환시키는 일종의 온돌시스템을 사용하였다.
오늘날 이 제일유니테리안회(the First Uniterian Society)의 수는 이 회당이 설계 된 당시 회원수의 몇 배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의 융통성 있는 활용을 가능케 한 라이트의 독창적인 설계로 인하여 이 회당은 50년이 넘은 지금도 잘 사용되고 있다.
라이트는 1951년 8월에 있었던 봉헌식에서 “신앙으로서의 건축”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거기서 그는 이 회당의 지붕을 “기도자의 결합된 손(hands joined in prayer)”이라고 설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