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은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의 황형택 목사 청빙 무효 판결 후 강북제일교회가 맞이한 첫 주일이었습니다. 황 목사와 강북제일교회 교인들의 반응이 궁금해 교인들과 대화도 나누고, 교회 여기저기를 다니며 취재했습니다. 교인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격렬했습니다. 오전 7시 전부터 몸싸움이 시작됐고, 목청 높여 싸우는 교인들로 교회 마당은 이미 아수라장이었습니다.

2부 예배 시간, 교인들의 반응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예배당 2층에 앉았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성가대 자리 뒤편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에서 몇몇 교인들이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오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황 목사가 나오는구나' 직감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그곳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황 목사는 예상을 깨고 반대편에서 걸어 나왔습니다.

그의 등장으로 예배당은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격렬한 몸싸움이 장시간 지속됐습니다. 경찰 20여 명이 진입해 중재하려 했지만, 격한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어두운 표정의 황 목사 심정이 궁금해졌습니다. 강단에 서려는 결정이 큰 충돌로 이어지리라 예상했을 터인데, 정말 설교가 하고 싶었는지도 듣고 싶었습니다.

상황 파악이 안 된 많은 교인들은 이날 분쟁으로 황 목사 반대 교인들이 재판에서 패했고, 물리력으로 황 목사를 막으려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황 목사 자신에게 유리한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강단에 서지는 않았겠지만, 혹시 하며 의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강단에 선 것은 아닌지 듣고 싶습니다.

예배 후, 황 목사가 교인들에게 쓴 편지 복사본이 유포됐습니다. 평양노회장에게 설교권을 인정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평양노회장은 설교권을 인정한 사실이 없다고 전화로 확인해 주었습니다. 교인들이 황 목사를 반대하는 자들에 대해 더욱 적대감을 가지도록 만들 목적은 아니었나 의심이 들었습니다. 이런 주장은 왜 한 것인지 황 목사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황 목사님, 평양노회 사무실에서 기자에게 했던 말처럼, 교회가 나눠지는 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여기고 이런 결정들을 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6월 19일 목사님의 복귀 이후 교인들의 갈등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습니다. 사임 해프닝과 복귀, 그리고 총회 재판국 판결 이후의 모든 행보가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것인지 속 시원하게 밝힐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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