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 시민 500여 명은 시청 앞에서 신천지 본부 건설 반대 집회를 열였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조용하던 원주시청 앞이 떠들썩해졌다. 울긋불긋한 피켓과 현수막이 시청 앞에 늘어섰다. 북소리가 둥둥 울리고 사람들 구호가 울려 퍼졌다. 시청 앞에 모인 500여 명의 원주 시민들은 외쳤다.

"원주시를 만만하게 보지 마라."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총회장 이만희)이 원주시에 본부를 세우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원주 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6월 22일 오후 1시 강원도 원주시청 앞에서 신천지 본부 건설 반대 집회를 열었다. 신천지 본부 건축 때문에 지역 주민이 반발한 일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7년 과천, 2010년 인천에서도 신천지 본부 건축은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김기창 목사(생명샘교회)가 경과보고를 했다. 김 목사가 발표한 바로는, 지난 2009년 원주시 장양리 일대 28,520㎡(8,627평)를 신천지가 매입했다. 이후 2년간 규제에 막혀 건축 허가 신청을 못 했다. 그러다 2011년 규제가 사라져 건축할 수 있게 됐고, 4월 원주시 건축과에 임야 해체와 건축 상담을 했다. 건축사무소에서 설계도 시작했다. 김 목사는 시청이 허가만 하면 바로 착공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신천지 본부가 들어서면 시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우려했다. 신천지는 가출, 이혼, 학업 중단, 병역 기피 등을 조장하는 사이비 종교라는 것이다. 또 신천지가 원주 지역에서 공격적인 전도를 펼쳐 개신교는 물론, 천주교, 불교 등 종교계가 피해를 입게 된다고 했다. 2006년 300여 명이었던 신천지 신자가 현재 6배 정도 늘었다고 했다. 신천지 본부는 혐오 시설이며, 이 때문에 땅값도 하락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개 시민 단체가 모여 만든 신천지대책원주시범시민연대(범시민연대)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신천지는 선량한 원주 시민을 미혹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원주시는 사이비 종교 교주가 사망했을 때 집단 실종, 자살, 암매장 등의 사건이 일어났음을 상기하라고 했다.

시민 1만 3,000여 명의 반대 서명도 건축과에 제출했다. 민원 접수 처리는 7일 내로 이뤄지므로 6월 29일이면 시의 공식 입장을 알 수 있다.

▲ 대회사를 맡은 이상표 목사는 "우리는 신천지를 믿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악한 영을 미워하는 것이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영적 싸움을 위한 기도를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 이들은 성명서에서 신천지에게 포교 활동을 멈추라고 경고하고, 원주시는 사이비 종교 시설이 들어오면 생기는 문제들을 기억하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신천지가 저 산을 샀어?
 

이만희 총회장이 매입한 부지는 외진 곳에 있는 야트막한 산이다. 들어가는 길에는 창고와 고물상이 있을 뿐이다. 산 뒤에는 작은 마을이 있다.

인근 주민은 신천지가 땅을 샀다는 사실을 몰랐다.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교회가 들어온다고 알고 있었다. 마을 주민은 예전부터 교회와 주차장이 건축된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했다. 이들 대부분 신천지가 무엇인지조차 몰랐다.

신천지가 개신교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종교라고 설명하자, 그런 종교 시설은 조금 꺼려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적극적인 주민도 있었다. 한 주민은 얼마 전 면사무소에서 신천지가 땅을 샀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반대 서명 등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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