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1일에 하나님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해롤드 캠핑(Harold Camping)의 예언은 예상대로 빗나갔다. 해롤드 캠핑은 그날은 성경이 보증하는(guarantee) 것이라고 우겼지만, 성경을 진지하게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의 주장에 아무도 동조하지 않았다. 2011년 5월 21일에 심판이 있을 것인데, 그것도 뉴질랜드 시각으로 저녁 6시에 대지진이 있을 거라는 전혀 근거 없는 예상은 '정확하게' 빗나가 버렸다. 이를 지켜본 무신론자들은 자신들이 맞았다며 크리스천들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는데, 그들의 조롱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이다.

"그날과 그때는 아무도 모른다"는 예수님의 말씀(마 24:36)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종말의 때를 맞추려고 시도했는데 그때마다 단골로 사용되는 구절이 "주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은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고 한 베드로후서 3장 8절의 말씀이다. 그래서 6일간의 천지창조 후에 안식이 있었던 것에 근거해서 천지창조 후 6,000년이 지난 후에 천년왕국이 올 수도 있겠다는 계산을 내놓은 사람들이 있었다. 해롤드 캠핑은 노아의 홍수에 근거해서 그때부터 7,000년이 지난 때를 종말의 때로 계산해 낸 것이다.

하지만 베드로후서 3장 8절의 말씀은 성경 속의 하루를 7,000년으로 계산해야 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없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멸망당하지 않고 다 회개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수많은 시간을 전혀 길다고 생각하지 않고 기다리신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야곱이 라헬을 사랑했기 때문에 라헬의 아버지 라반을 위해서 7년을 일하는 것을 지루하고 길다고 생각하지 않고 수일처럼 생각했다(창 28:20)는 표현과 같은 것이다. 아무리 길고 긴 시간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결코 긴 시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나님은 죄인 하나가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는데 1,000년을 기다렸으면 이제 됐다 하고 포기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말이다. 1,000년을 기다렸으니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심판해도 좋겠다 생각하시는 분이 아니다. 1,000년을 기다렸지만 그 기간은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것처럼 또다시 1,000년을 더 기다리실 수 있고 또다시 1,000년 혹은 2,000년 아니 수만 년을 더 기다리실 수 있는 것이다.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는 하루 이틀 집 밖에 서성이며 집을 나간 탕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이내 포기하고 더 이상 탕자를 찾지 않는 것이 아니다. 1년을 밖에서 서성이고도 여전히 탕자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또 그 다음날 문 밖에 나가 탕자를 기다리시는 것이다. 수년 전에 대구에서 개구리 소년 가출 사건이 있었다. 그들의 부모는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식을 찾기 위해 전단을 뿌리면서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젠 이들이 죽었겠지 생각하며 다른 모든 사람들이 포기하였지만 부모는 그럴 수 없었다. 이것이 천년을 하루같이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마음이며 하나님의 시간 계산법이다.

천년이 하루 같다는 표현은 산술적으로 계산을 해서 종말의 때를 맞출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숫자이다. 그러므로 이 구절을 사용하여 종말의 때를 알아내려고 하는 것은 무모할 뿐이다. 그런데 그 무모함이 수많은 사람들을 파멸로 이끌고 있다는데 거짓 선생의 심각한 폐해가 있다. 실제로 뉴욕의 로버트 피츠패트릭(60세)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은퇴 연금으로 모아 둔 14만 불을 뉴욕의 지하철에 종말을 알리는 일에 사용해 버렸다고 한다. 종말을 앞에 두고서 은퇴 연금이 무용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종말의 예언이 빗나간 지금 그가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갑갑한 노릇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거짓 예언자들이 종말의 때를 맞추려고 시도했었다. 우리가 지금 마지막 시대에 살고 있으며, 우리의 시대에 주님이 다시 오실 것이라 말하는 자들도 있고 또한 주님이 오신다면 다른 날이 아닌 주일에 오실 것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두가 엉터리 예언일 뿐이고 이에 대한 근거를 성경에서 결코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성경의 사소한 내용들(trivia)에는 박식할지 모르지만 성경의 전반적인 가르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신학적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이비라 생각하면 거의 틀림이 없다.

종말은 오지 않는가? 성경의 가르침은 종말의 때가 언젠가는 있다고 가르친다. 이 세상의 시작이 있었던 것처럼 이 세상의 마지막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해롤드 캠핑의 엉터리 주장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살아 계시며 성경의 말씀은 진리이고 그리고 종말도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있을 것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다만 우리는 그날과 그때를 알 수 없다.

더 나아가 우리는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오늘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중단할 이유는 없다. 종말을 코앞에 두고 중단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중단함이 옳다. 성경은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고 권고한다. 먹는 것이나 마시는 것 더 나아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상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언젠가는 중단해야 할 것이라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다만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종말의 때를 코앞에 두고 있다고 해서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 만일 주님께서 재림하실 때 중단해야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중단하는 것이 마땅하다.

성경은 우리가 이미 종말의 때가 시작되었고 종말의 시간 속에 있음을 가르친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이미 종말의 때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구원이 언젠가 완성될 날이 있음을 성경은 가르친다. 종말의 구체적 날짜와 특정한 시간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비성경적인 태도이다. 종말의 때가 되어 회개하겠다는 자세는 얄팍한 생각이다. 지금 이 순간에 회개의 삶을 살아야 하고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 이미 우리가 구원을 받은 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자는 신랑이 언제 오든 언제든지 맞을 준비가 되어 있었던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종말의 때가 오늘 밤이어도 괜찮고 그날이 수년 뒤라도 괜찮으며 아니 우리가 개인적 종말을 맞이한 이후라 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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