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째 KNCC 총무실에서 단식투쟁하고 있는 성직자들. '이주노동자 강제추방 반대 연수생 제도 폐지'를 부르짖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
개신교와 원불교 성직자 13명은 약 27만에 달하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외국인 노동자 산업연수생 제도와 재외동포법의 희생자들이라고 주장하고 이들에 대한 강제 추방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성직자들은 또 '외국인력제도 개선대책'은 8월 1일부터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강제 추방을 위해 무려 1만 2000명에 달하는 합동 단속반을 가동해 수십만명을 한꺼번에 강제추방하겠다는 비인도적 계획이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김해성 공동대표(외국인노동자의집 대표)는 "산업연수생 제도는 노동자가 분명한 외국인들을 연수생이라는 이름을 붙여 저임금으로 착취하는 '현대판 노예제도'이다"고 말하고 "정부의 외국인 노동자 강제추방은 산업연수생 제도를 통해 큰 이득을 보는 중소기업협동중앙회의 입장을 정부가 그대로 받아들인 결과다"고 밝혔다.
또 경기도 마석 가구공단의 외국인 노동자 쉼터 샬롬의집 원장 이정호 신부는 "정부 조치가 그대로 실시될 경우 가구공단 가동이 거의 마비될 것으로 본다"며 "영세한 국내 기업들의 생존기반 마저 흔들리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KNCC는 단식기도단의 건의를 받아들여 개신교 각 교단의 교단 총무단과 관련 부서 대표들의 연석회의를 준비하는 한편 한국교회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인도적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할 계획이다.
KNCC 인권위원회(위원장:김정명 목사)도 단식 성직자들과 함께 8월 1일 저녁 7시 목요기도회를 통해 교계 안팎의 관심을 촉구할 방침이다. 또 KNCC 백도웅 총무와 7개 종단 대표들은 30일 문광부 장관을 면담, 정부의 인도적 정책을 요청한다.
<단식 기도회 참가 성직자 명단>
▲김영두 목사(파주 한길공동체 대표) ▲김해성 목사(외국인 노동자의 집, 중국 동포의 집 대표) ▲박수현 목사(기장 여교역자 협의회 회장) ▲박종렬 목사(인천사랑방 교회) ▲안상림 목사(여성교회) ▲이동훈 목사(의정부 외국인근로자센터 대표) ▲이문숙 목사(교회여성연합회 외국인 노동자센터 대표) ▲이정호 신부(샬롬의집 대표) ▲임광빈 목사(조선족복지선교센터 소장) ▲조인영 목사(기장 생명선교 연대 상임총무) ▲최서연 교무(원불교 서울외국인센터 대표) ▲최의팔 목사(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 성 명 서 >
금번 정부가 지난 7월 15일 발표한 '외국인 인력제도 개선방안'을 바라보면서 우리 성직자들은 부끄러움과 슬픈 고통을 금할 수가 없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약자요 소수자인 이주노동자 즉 외국인 노동자들과 중국동포들을 우리 사회의 천한 밑바닥 심부름꾼으로 부려오며 온갖 인권을 유린해 왔다.
그럼에도 인권정부를 표방하는 현 정부가 발표한 '외국인인력제도 개선방안'의 내용을 보면 인권시비가 끊이지 않던 '산업기술연수생제도'를 폐지하지 않고 오히려 확대, 강화하려 하고 있으며, 25만 6000명에 이르는 자진신고 이주노동자들을 내년 3월 말까지 강제로 출국시키겠다고 하며 강력한 단속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단속방침을 전해들은 이주노동자들은 강제출국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는 그동안 수없이 제기되어 왔던 외국인 이주노동자 인권보장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이며, 이러한 정부의 개선대책은 개악책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정부는 '외국 인력제도 개선방안'에서 산업연수생을 기존 8만명에서 14만 5000명으로 늘리고 취업 분야도 건설업 연근해 어업, 농축산업에 까지 확대하며 연수생의 이탈을 막기 위한 보완책으로 해당국가와 고용주에게까지 확대하며, 연수생의 이탈을 막기 위한 보완책으로 해당국가와 고용주에게 책임을 전가하려고 한다.
그동안 산업기술연수생 제도는 많은 인권유린과 검은 비리, 불법체류자 양산의 창구역할이란 비난을 받아 왔다. 연수생에 대한 송출비리, 여권압류, 감금, 폭행, 강제적립금, 산업재해, 장시간 노동 등의 인권과 노동권 침해 사례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다. 이와 같이 연수생들의 가혹한 상황은 연수생들이 불법체류라는 멍에를 감수하면서도 사업장을 이탈하게 만들고 있다. 연수생제도는 노동을 하는 노동자가 분명한데도 연수생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고 저임금으로 착취하는 악랄한 제도로서 이는 현대판 노예제도에 불과하다.
정부는 또한 연수제도 확대 강화와 함께 자진신고를 한 25만 6000여 명에 대해 내년 3월말까지 이들을 출국시키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자신신고자들은 대부분 내년 2월이나 3월에 나가기로 했지만 어떻게 25만여 명이 일시에 출국을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이는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또한 갑자기 빠져나간 인력공백으로 생산이 마비되는 일에 대해 기업주들은 강력한 항의를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인력을 도입한다고 하지만 이제 입안을 해서 몇 개월 내에 10만명에서 20만명에 이르는 인원을 도입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며 분명 졸속으로 흐를 것이고, 이를 악용한 이들에 의해 사기피해자들이 급증할 것은 분명하다.
한편 내년 3월까지 나가기로 자진 신고를 하였지만 온지 얼마되지 아니하였거나 몸이 아픈 사람들, 체불이나 폭행 등의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게 무조건 나가라고 하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다를바 없다. 이들은 빚을 갚기 위해서 또는 보상과 피해복구를 받기 위해 기를 쓰고 피신을 해야 하고 체포당하지 않기 위해 3층 4층에서 뛰어 내려 도망을 치는 끔찍한 사건들이 계속되어질 것이다.
우리는 기만적이고 비인간적인 산업기술연수생 제도를 즉각 폐지하고 노동허가제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자진신고를 한 이들을 양성화하여 첫 번째 고용의 대상으로 수용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야만 급격한 출국으로 인한 인력공백의 공황을 피할 수 있을뿐더러 원활한 생산활동이 이뤄질 수 있다.
출국을 해야 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도 최소한의 기간이 부여되어 빚을 갚고 준비를 하여 조그만 소망을 이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와같은 기간에 새로운 제도를 다시 점검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하여 올바른 외국인 인력제도가 연착륙할 수 있어야 우리 기업도 살고 외국인 이주노동자도 사는 상생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력의 대가로 산업경쟁력을 확보하여 이득을 챙겨왔음을 솔직히 인정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중국동포와 외국인 이주노동자 문제의 대안을 그동안 한국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충분히 인정하고 인권 유린에 대한 사죄의 표현으로 전면적인 사면을 통한 노동허가제도의 도입과 산업연수생 제도 폐지를 요구한다.
우리 성직자들은 이번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강제출국이라는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새롭게 현대판 연수제도를 확대시킨 것은 모두 우리들이 이들의 고통에 동참하지 않은 잘못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이에 우리는 단식기도를 하며 그동안 우리들의 잘못을 참회하며 우리 정부가 정정당당한 외국인력정책을 수립하게 되기까지 기도하고자 한다.
이주노동자 강제추방 반대
및 연수생제도 폐지를 위한 성직자 단식기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