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대형화와 자본주의에 병들어 있다. 목사들은 금권 선거로 교단 총회장이 된다. 도덕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목사들이 거액의 전별금을 받기도 한다. 원로목사와 담임목사는 교회 운영권을 두고 법정 다툼까지 벌인다. 교회는 많지만 교인들은 '진짜' 교회에 갈증을 느낀다.

나들목교회(김형국 목사)는 '교회다움'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교회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10년 전 세워졌다. 가정 교회를 중심으로 연합하는 공동체를 강조하고, 사회·정치·경제·종교 등 시대 문제에 답하려고 노력해 왔다. 교회 월간지를 통해 매달 재정을 공개하며, 교회 건물은 갖지 않기로 해서 학교 강당을 빌려서 예배하고 있다.

▲ 나들목교회의 예배처인 대광고등학교 추양기념강당. 나들목교회는 교회 건물을 갖지 않기로 해서 학교 강당을 빌려서 예배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유영
교회의 비전을 이루는 힘

나들목교회는 4대 가치를 목표로 한다. 4대 가치는 '찾는 이 중심', '진실한 공동체, '균형 있는 성장', '안팎의 변혁'이다.

'찾는 이 중심' 예배는 사람들이 교회 공동체 안으로 거부감 없이 들어오도록 돕는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전통적 개신교 예배에 문화적 이질감을 느낀다. 나들목교회는 이질감을 줄일 수 있도록 뮤지컬·연극·영화 등의 도구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복음을 제시한다. 예수를 '찾고' 진리를 '찾는' 이들이 교회에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10년 4월에 교회에 등록한 김지곤 씨는 "(나들목교회는) 나의 고민과 생각은 무시한 채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찾는 이를 위한 예배는 나처럼 교회에 대해 안 좋은 시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예배다"고 했다.

나들목교회는 진실한 공동체를 추구한다. 그 핵심은 가정 교회다. 작가이자 평론가인 오스 기니스는 <소명>에서 목사만 하나님의 종이라 하는 개신교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한다. 나들목교회는 목회자가 신적 권위를 휘두르는 오류에 빠지는 것을 거부한다.

나들목교회는 가정 교회 중심이기에 가정 교회 목회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정 교회 목회자들은 8~12명의 교인들로 구성된 가정 교회를 이끌고 필요하면 성찬도 집례한다. 이런 가정 교회의 연합체가 나들목교회다. 그래서 나들목교회에는 당회와 장로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평신도라는 개념도 없다. 목회자에게만 사역을 맡기고, 평신도 이름 뒤에 숨는 '평신도 배짱'을 경계한다. 성도를 준비시키는 성도와 사역을 하는 성도를 강조해 교회에 '성도'만 있도록 만든다.

▲ 나들목교회는 사람들을 교회로 모으고, 성장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 안팎의 변혁을 꿈꾼다. 노숙자 식사를 위한 바하밥집 사역. (나들목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변혁자, 균형 있는 성장으로 키운 리더

그리스도인의 성장 동력은 하나님나라의 복음에서 온다. 복음만 받아들이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들목교회는 4가지 관계로 이루어진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한다. 나들목교회에는 성장을 돕는 2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먼저는 5단계로 이뤄진 '디딤돌 프로그램'이다. 단계를 밟아 가면서 개인이 성장하고 공동체에 헌신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두 번째는 '풍성한 삶을 위한 제자도'이다. '필수 훈련', '성경 세미나', 'Family Life/세상 세미나'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 훈련한다. 이 훈련들은 찾는 이가 변혁자가 되어 갈 수 있도록 돕는다.

변혁은 공동체가 추구하는 삶의 결과물에서 온다. 나들목교회는 사람들을 교회로 모으고, 성장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 안팎의 변혁을 꿈꾼다. 이를 위해 나들목교회는 변혁을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바하밥집은 노숙자들의 식사를 위한 사역이다. 2009년 1월, 컵라면 5개를 나눠 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후원해서 주 2회 밥을 나누고 있지만, 여기서 만족할 생각은 없다. 밥집을 상설로 운영하고, 샤워 시설을 설치하고 노숙자 자활을 돕는 고용 사업을 하는 등 구체적인 변혁을 목표로 한다.

공부방은 2005년에 몇몇 청년들이 전도 목적으로 청소년들에게 교과목을 지도하면서 시작했다. 저소득 계층 아이들을 위한 교육 공동체를 목표로 한다. 이외에도 어린이집과 도서관 사역, 해외 선교 등 다양한 사업을 한다. 봉사자 개인이 시작했던 일들이 발전해 변혁 사업이 되었다. 변혁 사업은 봉사자들이 필요를 보고 간단하게 시작했던 일들이 발전해 온 결과물이다. 교회가 일을 벌이면 사람들이 동원되는 구조와 큰 차이가 있다.

향후 10년, 리더십 이양과 건강한 대안이 목표

나들목교회의 10년을 돌아보며 김형국 목사는 "현대에도 성경적 교회를 이뤄 가는 것은 가능하며, 오히려 절실하게 요청받고 있다. 교회는 여전히 하나님의 대안이고 한국 사회에서 꼭 필요한 공동체다. 실재적 실험과 검증으로 사실을 확인한 10년이었다"고 자평했다.

나들목교회의 향후 10년은 '리더십 이양'과 '한국교회의 건강한 대안'을 목표로 한다. 김형국 목사는 "교회가 성장하기 시작할 때는 흔히 사역자라고 말하는 '성도를 준비시키는 성도'의 역할이 크다. 교회가 성장할수록 그들의 역할은 줄어들고 사역하는 성도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이제 사역하는 성도가 전면에 나오게 되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했다.

▲ 김형국 목사는 "현대에도 성경적 교회를 이뤄 가는 것은 가능하며, 오히려 절실하게 요청받고 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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