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원로목사인 조용기 목사가 22일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에서 설교하던 중 눈물을 흘리며 큰절을 했다.

▲ 강단 앞으로 나와 교인들 앞에 큰절을 한 조용기 원로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설교 영상 갈무리)
예배당에는 1만여 명의 교인이 자리를 메웠고, 조용기 목사는 담담한 표정으로 강단에 올라 "예수님은 보배 우리의 질그릇"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성금요일을 맞이하여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에 관한 내용이었다. 조 목사는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을 생각해서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아담이 먹은 선악과의 죄를 다 털어 버리고, 내 속의 오만과 교만을 다 던져 버리자"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러나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 조용기 목사가 22일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설교 중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설교 영상 갈무리)
조용기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우시고 예수님의 사랑과 축복을 전하게 함을 감사드립니다. 요 근래 저로 말미암아 많은 시련과 환난이 있음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며 자백합니다. 또 제가 여러분에게 잘못했습니다"라고 목이 멘 목소리로 말한 뒤 강단 앞으로 나와 큰절을 했다. 교인들은 조 목사가 큰절을 하자 당황했는지 잠시 웅성거리다가 이내 "주님", "아이고"를 크게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절을 한 다음 강대상으로 돌아온 조 목사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말을 이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긍휼로 저를 사랑해 주시고 제 가족을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고 했다. 이는 아내 김성혜 씨와 장남 조희준 씨, 차남 조민제 씨가 벌이고 있는 교회 관련 기관 경영권 분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지난 4월 16일 열린 임시당회에서는 조용기 목사 가족의 경영권 행사를 제한하기로 했었다.

조용기 목사는 이어 이영훈 목사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우리 교회의 당회장은 이영훈 목사님이십니다. 이 목사님은 제 제자이고 영적 아들이지만, 저 역시 사랑하고 존경하고 받듭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어떤 사람도 이 목사님을 대적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이 기도해 주시고 밀어 주시고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자 교인들은 박수와 함께 '아멘'을 외쳤다.

조용기 목사는 마지막으로 "저의 할 일은 다 끝났습니다. 모든 것을 이 목사님에게 맡겼습니다. 남은 생, 주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고 마무리했다.

설교가 끝난 후 한 교인은 "조용기 목사님을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게 지켜 주시옵소서"라고 외쳤다. 이영훈 목사는 "오늘 조용기 목사님을 통해 십자가 고난의 의미를 깨닫게 하신 것을 감사합니다. 특별히 사랑하는 조용기 목사님에게 영육 간 강건함을 주시고 주님 오시는 날까지 크고 귀한 사역을 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인터넷으로 이날 예배를 지켜본 남오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는 "조용기 목사는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관련 기관 직의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교인들과 당회가 붙잡았다. 하지만 금요일 새벽 예배에서 눈물을 흘리며 큰절을 하는 모습에서 조 목사의 진정성이 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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