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네트워크 국토순례단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토순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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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을 벌이고 있는 열린네트워크(열린넷;www.opennet.or.kr)는 이 운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국토순례행사에 들어갔다. 열린넷 국토순례단은 7월 21일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총 14명으로 구성된 국토순례단은 21일 서울을 출발해서 8월 11일 부산에 도착한다. 이들은 대전, 대구, 울산 등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순례하면서, 고용이나 교육 등에서 차별 받고 이동의 권리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고,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을 위한 서명을 거리에서 받는다. 이들은 8월 11일 부산에 도착해 서명 명단을 가지고 2002선언을 발표하고 올해를 장애인차별금지 원년으로 선포할 예정이다.

▲달리다굼선교회 산하 손드림회의 수어찬양. ⓒ뉴스앤조이 주재일

▲<하나되어> 중창단의 모습은 그들의 노래만큼 '아름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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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틀공부방 어린이들이 곰과 호랑이의 우정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열린넷 회원과 가족 등 200여 명이 참여한 출정식은 서강대 풍물패 '미친풍뎅이'의 길놀이로 문을 열었다. 이어 달리다굼선교회 산하 손드림회가 수어로 '주님을 찾으리', '아로하', '내일이 찾아오면' 등을 부르자 분위기가 고조됐다. 특히, 열린넷 서울경기회원으로 구성된 '하나되어'는 '나는 문제없어', '아름다운 세상' 등을 열창했다. 정제된 느낌의 원곡과는 사뭇 달랐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신명나게 부르는 모습은 참석한 이들의 마음을 뜨겁게 했다. 이외에도 샘틀공부방 어린이들이 곰과 호랑이의 우정을 다룬 단막극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가족과 함께 참석한 김영수 씨(우측 끝). ⓒ뉴스앤조이 주재일

참석자들은 숱한 차별과 냉대를 받으면서도 호소할 곳조차 없는 장애인들의 한이 풍물과 공연 등을 통해 시원하게 풀리기를 소원했다. 가족과 함께 참여한 주부 김영수 씨(40)는 "평소 가족이 치매노인이 살고있는 베다니마을에 봉사하러 나간다"며 "특수한 장소가 아니라 일반 거리와 공원에서도 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국토순례에 참여한 김성용 열린넷 간사는 "장애인들이 차별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데 우리의 순례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순례를 떠나는 마음을 얘기했다.

▲변경택 사무국장. ⓒ뉴스앤조이 주재일
변경택 열린넷 사무국장은 출정식을 선포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은 참 세상을 위한 첫걸음이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인 그는 "장애인은 싸늘하고 경멸하는 시선들, 동정과 연민으로 대하는 행동들, 생존권을 위태롭게 하는 고용차별 속에서 살고 있다"며, "약자를 억압하는 강자에 대한 우리의 외침은 죽어 가는 양심을 깨우는 일이다"고 말했다.

노들장애인학교 박경석 교장은 찬조연설을 통해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와 열린넷은 방법은 다르지만 장애인이 차별을 받지 않는 세상을 추구하는 것은 똑같다"며 "450만 장애인의 차별 극복을 위해 함께 힘쓰자"고 격려했다.

참가자들은 출정식을 마친 후 종로 탑골공원까지 시가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장애인의 열악한 현실을 알리고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가두행진을 통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함을 알렸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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