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장기려 선생 기념사업회(이사장:이영덕)는 7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간 중국 동포를 위한 무료진료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기념사업회는 그 동안 필리핀과 캄보디아 등 제3세계의 의료사업 지대를 찾아서 해마다 정기적으로 의료활동을 해왔다. 국내에서도 돈이 없어서 의료혜택을 못 받는 노숙자·쪽방 거주자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여러 곳에서 무료검진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금번 해외 의료활동은 중국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를 향한 따뜻한 민족애를 의술과 함께 전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의사, 간호사, 치과 팀과 자원봉사자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의료진(단장:최강주)은 현지 조선족 고아원, 양로원, 초등학교 등을 순회하면서 640여 명을 진료했다.

의료활동을 벌였던 한 조선족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인 초등학생들의 80% 이상이 부모 중 한 명 또는 둘 다 한국이나 중국의 대도시로 취업을 나가 홀부모나 할아버지·할머니 밑에서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아이들의 정서가 매우 불안하고 건강도 무척 약해진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실제로 아이들의 치아 상태를 보면, 초등학교 상급생보다 하급생이 더 나빴고 꽤 많은 아이들에게서 충치를 빼야 했다. 그 이유는 칫솔질을 잘 지도해주거나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교장 선생님은 "한국에서 같은 민족으로 이렇게 찾아와 의료봉사를 통해 사랑을 전해주니, 조선족 초등학생은 많은 힘과 긍지를 느낄 것"이라면서, 매년 정기적으로 와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방문한 초등학교는 5, 6학년은 2개 반이고 저학년은 모두 한 개 반으로, 점점 조선족 초등학교 학생수가 줄고 있어, 중국 내 조선족 교육과 향후 입지에 대해 다들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

의료진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국내의 조선족 근로자에 대한 진료 못지 않게 그들이 떠나오는 바람에 엄마 아빠 없이 상처받기 쉬운 중국 내 동포의 가정을 돌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또 필리핀 등 제3세계에서 진료할 때보다 더 가슴이 뜨거워지고, 내 할머니·할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고 더 정겹게 치료하고, 몇 번이나 눈맞춤을 하면서 수줍어하기도 하고, 이내 친해지는 내 조카 같은 학생들을 와락 안아주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봉사자 모두의 마음이었다고 한다.

백성호 / 성산 장기려 선생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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