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회(위원장:김정명)는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한 미군 장갑차에서 치어 신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7월 22일 입장을 발표하고, 미8군 사령관 다니엘 중장에게도 서신을 보내 금번 사건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고 사고 재발방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과 진실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KNCC 인권위는 미국기독교교회협의회 로버트 에드가 총무에게도 '금번 사건의 진실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긴요하게 요청되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 요소를 제거하는 개정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발송했다.
  
다음은 KNCC 인권위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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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 장갑차 여중생 故 신효순, 심미순 양 사망사건]에 대하여

   지난 6월 13일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지방도로에서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 양이 미군 2사단 공병대소속 장갑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에 대해 미군당국은 사고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실규명에 나서기 보다는 그동안 미군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보여 준 태도를 견지하면서 진실을 철저히 은폐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경찰과 검찰 그리고 피해 유가족들은 배제되고 무시되었으며, 반면에 미군 가해자들은 철저히 보호되었다.

   주한 미군의 이런 오만불손한 태도는 불평등한 '주한미군지위 협정(Status of Forces Agreement, SOFA)'에 기인한 것으로서, 미군에 의한 윤금이씨 살해사건을 비롯하여 최근에 일어난 전동록씨의 미군 고압선 사망사건 등 미군범죄에 의한 피해자들의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SOFA 개정과 주한미군에 의한 범죄근절을 위해 싸우고 있는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은 이번 미군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범국민대책위'를 조직하여, 미군 2사단과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미군의 형사재판권 포기 등을 촉구했으며, 부시 미대통령의 공식사과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피해자 가족들과 범국민대책위가 힘을 결집해 나가자, 그제서야 미군 당국은 미군장갑차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과 페르난도 니노 병장을 살인미수혐의로 기소했고, 지난 7월 19일에 가진 미 2사단 이취임식에서 미8군 사령관 다니엘 쟈니니(Daniel R. Zanini) 중장은 금번 사건에 대해 슬픔을 표하고 전적 책임을 인정했으며, 이임하는 러셀 오너레이(Russel L. Ohnore) 소장도 '참담한 사고'라면서 유감을 표하고 사과했다.

  우리나라 법무부도 7월20일 신효순, 심미선 양의 유족들에게 각각 1억9천626만원, 1억9천545만원 정도의 상금을 지급키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SOFA 규정에 따라 미군과 우리 정부가 75:25 비율로 집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고 직후 미군측이 희생자 1명당 100만원씩 총 200만원을 장례비 명목으로 유족들에게 지급하고, 미 제2사단 장병들이 모금운동을 벌여 양측 유족들에게 각각 1만달러를 전달하면서 대충 마무리하려 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진척된 것이다. 이는 한국의 시민사회인권단체의 지속적이고 격렬한 투쟁의 결과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는 주한 미군 당국이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한국 국민과 유가족들에게 전적인 책임을 지고 진심으로 사과할 뜻이 있다면, 이번 사건에서 미군 장갑차 사고 재발 방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과 진실규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미군의 재판관할권 포기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하며, 불평등 조약으로 평가되고 있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하루속히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한, 부시 미대통령도 이번 참사에서 한참 피어나는 두 여중생의 죽음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통해, 세계 평화와 생명의 존엄적 가치의 중요성을 언급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한국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한 미군범죄가 특히, 평화시에 군사훈련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한미 정부 당국간의 모든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2년 7월 2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백 도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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