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회장 이광선 목사)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기총은 나라사랑운동본부 산하에 '이승만 건국 대통령 동상 건립' 소위원회(동상건립위·위원장 김길자 박사)를 구성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동상건립위는 11월 1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기총 회의실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출범을 알렸다.

동상건립위는 출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기틀을 놓은 건국 대통령이지만 그 업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건국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기념사업은 정치·이념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길자 위원장은 "이 대통령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고 모든 일을 기독교적 차원에서 했다. 한기총이 동상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한기총이 동상 건립 운동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동상건립위는 동상 건립을 위해 10억 원을 모금하고, 100만 명의 지지 서명을 받겠다고 밝혔다. 또 '이승만 대통령 바로 알리기'를 위해 책자를 발간하고,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 한기총의 동상 건립 운동은 지난 2007년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사업을 해 왔던 대한민국사랑회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대한민국사랑회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한기총이 추진하는 동상 건립은 김길자 위원장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민국사랑회가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운동이다. 대한민국사랑회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관한 기념사업을 하는 단체로서 '조갑제닷컴'(조갑제 대표), '국민행동운동본부'(서정갑 대표), '태평양시대위원회'(김동길 이사장), '건국대통령이승만기념사업회'(강영훈 회장) 등의 보수 단체와 함께 동상 건립 기금을 모으고, 서명 운동을 해 왔다. 한기총과 협력하는 것과 관련해 김길자 위원장은 "몇몇 단체의 힘으로는 건립이 어렵다고 판단해 한기총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한기총이 나선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광화문광장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광화문광장을 관리하는 서울시 균형발전추진과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에 더 이상의 조형물 설치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라고 했다. 지난 2009년 10월, 대한민국사랑회가 서울시·행정안전부에 동상 건립을 청원했을 때도 관련 기관들은 부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울시·행정안전부는 "동상 건립은 국민적 여론과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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