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오세택·백종국)가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입장을 11월 10일 발표했다. 개혁연대는 "전 목사의 공개 사의 표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잘못을 했는지 언급하지 않아 이후에 복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었다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삼일교회 당회가 사표를 수리하고, 이번 사건이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행위였음을 교인들에게 공표하라고 했다. 개혁연대는 "전병욱 목사가 회개와 자숙에 전념할 것"과 "삼일교회가 이번 역경을 통해 '전병욱 목사의 교회'가 아닌 '하나님의 교회'로 거듭날 것"을 요청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삼일교회는 '전병욱 목사의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입니다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는 지난 11월 1일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삼일교회 당회는 현재까지 사임서를 수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이미 삼일교회 스스로 본 사건을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자, 10월 18일 비공개 질의서를 발송하고 면담을 신청하고 답변을 기다려 왔습니다. 하지만 당회는 전 목사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으로 답변을 대신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개혁연대는 전 목사의 사의 표명과 당회의 대처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과 요구를 표명합니다.

1. 전 목사의 공개 사의 표명은 긍정적이지만, 아쉽습니다
전 목사가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하고, 최소한 당장은 복귀 가능성이 없음을 밝힌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잘못을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고, 해석에 따라서 이후에 언제라도 복귀할 수 있는 여지를 해당자 본인이 남겨 둔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아쉽게 생각합니다.

2. 전 목사는 회개와 자숙에 전념하기 바랍니다
전 목사는 성추행 사실로 인해 문제가 야기되고 있던 지난 7월, 자신의 트위터에 현재 저수지 교회 사역을 위해 안식년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당회로부터 '설교 정지 3개월, 수찬 중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후에는 삼일교회 내에서 결혼식 주례를 집례하는 등 하나님 앞에서 범죄하고 이를 회개하며 자숙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행동을 했습니다. 전 목사는 자신이 범한 성추행 범죄의 심각성과 그로 인해 피해자와 삼일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에 입힌 심대한 상처를 잊지 말고, 상당 기간 회개와 자숙, 치유와 회복에 집중하기를 권합니다.

3. 당회는 전 목사의 사표를 수리하기 바랍니다
이미 전 목사는 당회에 사표를 제출하였음에도 만일 당회가 전 목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는다면, 당회가 "담임목사직 유지 및 안식년 후 복귀" 시나리오로 문제를 어물쩍 넘기려 한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미 본인이 성추행을 인정하고 사의를 표한 만큼, 이를 존중하여 사표를 받아들임이 마땅합니다.

4. 당회는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왜곡된 여론이 형성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당회는 전 목사에 대한 징계 사실을 일부 제직들이 모인 자리에서 알린 적은 있지만, 주보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전 교인들에게 공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전 목사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였으므로 더 이상 징계의 적정성과 적법성 여부를 따지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교회 홈페이지 등에 전 목사가 안식년 중이라고 대외적으로 표방한 점은 당회의 자정 노력을 의심케 하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와 같은 당회의 태도로 인해 교회 안팎에 각종 유언비어가 나돌고, 급기야 몇몇 인터넷 언론에서는 "어깨를 주물러 달라는 전 목사의 요구에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낀 사건"이라고 오보가 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개혁연대의 지적과 교회 측의 요구로 오보는 수정되거나 삭제되었지만, 그로 인해 전 목사에 대해서는 경미한 사건에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다며 지나친 찬사를, 피해자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여 목사와 교회에 해를 입혔다며 질타를 보내는 왜곡된 여론이 형성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당회는 교회 내부에 죄가 침투하여 전 목사까지도 범죄하기에 이르렀음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교인들이 합심하여 죄악과 싸우며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교회 내외에 왜곡되거나 잘못된 여론이 형성되지 않도록 이 사건이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행위였음을 공표하는 등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삼일교회는 피해자가 정신적·물질적 손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또한 삼일교회 당회와 교인들은 전 목사의 사퇴로 인한 충격과 손해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하나님의 임재하심에 더욱 집중하기를 권합니다. 전 목사의 부재로 인해 성도들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교회에서는 하나님이 일하시고 하나님이 역사하십니다. 이번 역경을 통해 삼일교회가 "전병욱 목사의 교회"가 아닌 "하나님의 교회"로 인정받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나아가 개혁연대는 향후 한국교회에 동일 유사한 사건이 절대로 재발하지 않기를 기대하며, 회개와 자성의 기간 동안 삼일교회와 전 목사가 성령의 치유와 회복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2010년 11월 10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 오세택, 백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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