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힘'의 원조 격인 로버트 슐러 목사가 개척한 Crystal Cathedral Ministries(이하 수정교회)가 법정에 '파산 보호 신청'(챕터11)을 했다. 채권자들이 수정교회가 채무 지불 유예 신청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해 놓은 가운데 일어난 일이다. 갚겠다는 교회와 못 믿겠다는 채권자들 사이의 갈등이 법원으로 옮겨간 것이다.

▲ 수정교회 내부. (사진 제공 <미주뉴스앤조이>)
"교회를 기업으로, 전도와 선교를 판매로, 불신자를 고객으로" 비유하며 메가처치를 이끌던 로버트 슐러 목사는 자신의 후임으로 세웠던 아들을 2008년에 해고하고, 딸인 세일라 슐러 콜맨 목사를 후계자로 세웠다. 수정교회 담임목사인 콜맨 목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 경기 침체로 예산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출이 과다하게 일어나 생긴 일"이라고 이번 파산 신청의 배경을 설명했다.

수정교회는 자산 5,000만 불(한화 600억 상당)에 부채가 1억 불(한화 1,200억 상당)이라고 법원에 신고했다. 채권자들 중에는 몇몇 방송국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교회 측에 따르면 로버트 슐러가 출연했던 설교 방송 프로그램인 'Hour of Power'은 고정 시청자만 2,000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어려움으로 콜맨 목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Hour of Power'의 방송 횟수도 줄이고, 직원도 대규모로 해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구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했다.

'Hour of Power'의 제작 책임자인 짐 페너(슐러 목사의 막내 사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에는 외상이나 어음 발행을 하지 않고 매달 헌금과 사업으로 들어오는 200만 불을 운영 자금으로 바로바로 돌리고 있다. 교회가 남은 채무를 다 청산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 로버트 슐러 목사가 목회했던 수정교회의 예배 모습이다. 예배당에 들어오지도 않고, 차 안에서 편안하게 예배를 보고 놀러 갈 수 있도록, 교회에도 일명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시스템을 적용했다(위 사진). 예배당에 있는 교인들과 주차장에 있는 교인들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예배당 귀퉁이에서 설교하는 로버트 슐러 목사(아래 사진). (사진 제공 <미주뉴스앤조이>)
수정교회는 한때 교인 수가 1만 명을 웃돌았지만 현재는 3,000여 명 수준이다. 하지만 콜맨 목사는 최근 현금의 흐름이 10년간 최고라며 다른 모든 교회 운영은 정상적으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에는 경기 호황 때 신규 건축을 시도했던 수백 개의 교회들이 채무 상환을 못하고 있으며 일부는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드러나 있는 실정이다.

김성회 / <미주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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