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고 있는 동영상의 제목은 '봉은사 땅 밟기'. 6분 30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10월 중순경에 촬영됐다. 20대로 보이는 6명의 남녀가 봉은사 대웅전을 비롯하여 사찰 곳곳에서 기도하는 장면이 들어 있다. 이들은 '찬양인도자학교 주님의향기 6조'라고 소속을 밝히고, 땅 밟기를 한 뒤 소감을 말했다. 소감 내용은 "서울 시내에 이렇게 큰 절(봉은사)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너무 놀랐다", "(땅 밟기로) 이 땅(봉은사)이 하나님의 땅이라는 것을 선포했다", "이 땅(봉은사)은 정말로 파괴될 것이고, 하나님께서 이 땅을 회복할 것이다", "주님을 믿어야 할 자리에 너무나도 크고 웅장하게 절이 들어와 있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우리가 밟고 지나간 이 자리에 하나님께서 주님의 나라를 이루시려고 우리를 보내신 것으로 믿고 선포했다", "우리가 지나간 이 땅에 주님께서 크게 역사할 것을 믿고, 이런 우상 숭배가 이 땅에서 떠나갈 것을 선포한다" 등이다.

'봉은사 땅 밟기' 동영상은 명진 스님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포탈·블로그·트위터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 나갔고,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비난을 쏟아 냈다. 한 누리꾼은 "상식 밖이다. 기독교에는 타 종교를 포용할 관용도 없는가"라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목회자들은 그 젊은이들에게 분열과 배타가 아니라 기본적인 사랑과 배려를 먼저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독교(개신교를 비하하며 부르는 표현)는 어쩔 수 없다"는 식의 공격적인 비난도 줄을 이었다.

개신교인도 땅 밟기를 한 이들을 비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누리꾼은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이건 아니다. 미꾸라지 교인 몇 명이 기독교 전체를 흐리고 있다"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기독교인 이전에 사람이 되시길. 성경에서 전도하라 하지 전쟁하라 합니까?" 또 어떤 이는 "봉은사에서 일어난 '땅 밟기 기도'는 미숙함이 빚어낸 해프닝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이제는 숨길 수 없이 한국 개신교의 한 부분이 되어 버린 '공격적 선교'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개신교인 중에는 땅 밟기를 한 이들을 대신해 봉은사를 비롯한 불교계에 사과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봉은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고, 10월 26일 낮 12시에는 조계사 앞에서 사죄 행사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사죄 행사가 쇼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 "일부 기독교인의 망동,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는 내용의 사과문만 조계종 종무실에 전달했다. 사과문을 전달한 왕주현 씨는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했다. 그런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웃 종교를 그렇게 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양경미 씨는 "기독교가 가난하고 소외된 자와 함께하는 것에 힘쓰기보다, 다른 종교를 깍아 내리는 데 더 집중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