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에 있는 예장합동 소속 ㅇ교회 ㅇ 목사가 최근 교회를 사임하기로 했다. 이 교회가 속한 노회는 10월 중순 열린 가을 정기 노회에서 ㅇ 목사의 사표를 처리했다. 노회는 개인적인 사유 때문이라고 했다.

ㅇ 목사는 2,000명 조금 덜 모이는 ㅇ교회에서 17년 동안 사역했다. 최근에는 100년이 넘은 역사를 담은 교회 건물을 허물고, 지하 6층, 지상 24층 총 30층짜리 교회 건물을 건축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었다. 총 30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다가 돌연 교회를 떠나기로 한 이유는 개인적인 사유 때문이 아니라 교인들을 성추행한 혐의 때문이다.

지난 9월 초 피해자들은 ㅇ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몇몇 장로들에게 말했다. 장로들은 위원회를 구성해서 피해자들의 진술을 다시 확인했다. 한 명은 '상담할 일이 있다고 해서 만났더니 차 안에서 목사가 껴안으려 했다', 또 한 명은 '목사가 사랑한다, 만나자는 등의 휴대폰 문자를 자주 보냈다', 다른 피해자의 남편은 '가족들과 함께 있던 토요일 저녁에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 밖으로 나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20여 명의 장로들은 9월 말에 모여서 대책을 논의, 한 명 뺀 대다수가 ㅇ목사에게 자진 사임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그러나 ㅇ 목사는 장로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장로들은 할 수 없이 10월 초 노회에 목사 사임과 임시 당회장 파송을 요청했다. 10월 3일 주일 오후 예배가 끝난 다음 교인들에게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노회는 ㅇ교회 조정위원회를 구성해서 장로들과 목사를 번갈아 만났다. 조정위원회 역시 ㅇ 목사의 자진 사임을 권했고, ㅇ 목사는 노회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ㅇ 목사는 기자에게 "참담하다. 교계에서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다.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시간이다. 이번 문제가 감정싸움으로 번져 교회가 둘로 갈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100년의 역사를 지낸 교회의 화합을 위해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교회를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성추행한 것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끝내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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