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감리교회인 금란교회(서울 중량구 망우동)를 이끄는 김홍도 목사(65)에 의해 제기된 감신대학교 신학대학원장 박익수 교수를 향한 이단시비는 약 6개월 동안 계속된 논란 끝에 최근 감리교단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면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이번 사태의 파장은 여전히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김홍도 목사는 박익수 교수의 신학사상과 관련, "이단신학은 공산주의 사상과 같아서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박 교수의 사상을 용납한다면 감리교는 끝이다"고 밝힌바 있어, 김 목사의 향후 행보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김 목사의 견해는 감리교단에서 박 교수의 이단성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렸건 간에 자신의 소신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확대하면 '박 교수가 이단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린 감리교단이 이단일 수 있다'는 쪽으로 해석도 가능하다.  

따라서 김 목사가 지난 2월 경 전국 감리교회에 '핍박받는 대형교회'라는 서신을 보내 교단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한바 이후 간간이 나돌았던 '김홍도 목사 감리교 탈퇴설'이 더욱 넓게 확산되고 있다.  

김목사는 당시 서신에서 "엄청난 이단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를 척결하라고 고소했는데도 이를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보고 분함과 배신감을 갖고 있던 참이다"고 말하고 "이런 이단신학을 용납하는 감리교단에 있을 마음이 없어진다"며 박 교수 이단성 문제가 뜻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교단탈퇴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바 있다.

더구나 김 목사는 이 편지에서 "재단분리를 위한 소송에 그 교회가 헌금하여 건축한 교회가 승소판결을 받은 판례도 있다"고 전제하고 "좌경사상을 가진 운동권 사람들이 다수 차지하고 앉아서 교회 성장과 교단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염려가 있고 감리교단은 분열 위기에 있음을 알리는 바이다"며 여의치 않을 경우 교단탈퇴를 위한 법적 절차도 고려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 서신 내용은 박 교수가 이단으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교회재산까지 다 찾아서 교단을 탈퇴하겠다는 김 목사의 으름장으로까지 해석돼, 몇몇 감리교 인사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한편 대법원이 교회 재산이 교단 유지재단에 귀속된 경우에도 교인 전체의 의사가 있다면 개 교회가 재산권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바 있어, 김홍도 목사가 교단을 탈퇴할 경우에도 고스란히 교회재산을 유지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 목사는 박 교수에 대한 교단의 '기소유예' 결정으로 자신의 의사가 관철되지 않은 것을 명분 삼아 교단탈퇴를 실행에 옮기더라도, 교회재산에 전혀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까지 미리 해 놓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김 목사가 교단을 탈퇴할 경우, 자신을 향한 고소 공세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또 다른 잇점까지 누릴 수도 있다. 김목사는 3년전 법원에서 위증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7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바 있으나 아직까지 교단 차원의 징계를 전혀 받지 않아, 김 목사에게 반감을 품고 있는 인사들이 교단의 징계를 요구하며 집요한 고소공세를 펼쳐왔다.

현직 목회자가 법정에서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위증과 업무상 배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은 당연히 감리교단법에 의해 징계를 받아야 하지만, 전직 감독이라는 점과 대형교회를 이끌며 교단에 여러 가지 공로를 끼쳤다는 이유 등으로 김 목사는 현재까지 치외법권 지대에 존재했었다.  

하지만 김 목사가 박 교수에 대한 이단시비를 제기하면서 교단 내 김 목사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욱 확산되기 시작해 김 목사를 감싸고도는 감리교단은 물론 김 목사의 입지도 점점 좁아지는 추세다.

현재 감리교단 소속 목회자인 이필완 목사 등은 현재 김홍도 목사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전 금란교회 장로인 곽노흥 유환규씨는 김 목사 징계를 요구하는 고소장을 연거푸 제출, 김 목사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김 목사를 향한 일선 목회자들과 전 금란교회 장로들의 집중 공세는 현 감리교 헌법에 명시된 목회자 처벌규정에 의한 것인 만큼 뚜렷한 명분을 갖고 있어, 앞으로 이에 동조하는 세력이 조금만 더 늘어나게 되면, 감리교단은 물론 김 목사 역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 목사가 징계의 수치(?)를 감수하면서까지 교단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인지, 혹은 박 익수 교수 신학사상에 대해 사실상 무죄를 선고한 감리교단 전체 신학을 싸잡아 '이단'으로 매도한 이후, 이 것을 구실로 교단을 탈퇴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김 목사 스스로의 판단에 좌우될 전망이다.    

한편 김홍도 목사의 친형인 광림교회(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원로 김선도 목사(71)의 기념교회인 일산 광림교회가 지난 2월 감리교 중부연회 일산지방회에서 제명당하는 등 두 형제가 모두 감리교단 내부에서 좋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김선도 김홍도 두 형제 목사가 동반 탈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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