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인 5월 19일은 강원도 태백 예수원의 창립 기념일로서 37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행사를 가졌는데 저녁에는 전체가 나사렛 앞마당에 모여서 찬양을 드리며 캠프파이어와 춤을 추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행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신부님이 집으로 들어가려고 일어나시다가 돌에 미끄러져 그대로 뒤로 넘어지셨습니다. 그런데 넘어지면서 앉아 계시던 나무 벤치의 끝 모서리에 머리를 크게 부딪혀서 큰 상처가 났습니다. 급히 태백의 장성병원 응급실로 여러사람이 함께 동행하여 신부님을 모셨는데 너무 많은 피를 흘리셨고 정확한 상태 파악을 하느라고 늦게 봉합을 하였습니다. 또 CT 촬영을 19일 저녁에 하였는데 약간의 출혈만 보여서 수술할지를 확신하지 못하였습니다.

다음날 20일 아침 다시 촬영을 하였는데 뇌출혈이 많이 진행되었고 또 뇌부종이 확인되어서 수술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래서 오전 12시쯤 급히 태백을 떠나 오후 3시쯤 원주 기독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진단결과 급히 수술하기로 하였지만 몇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있어서 쉽게 결정하지 못하였습니다.

첫째로 너무 고령이시라(85세) 마취가 문제였습니다.
둘째로 '쿠마딘'이라는 약 때문이었습니다. 이 약은 신부님이 지난 번에 심장수술을 받으신 후 혈액이 굳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드시는 약이었는데 지금처럼 뇌출혈이 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하시면 피가 응고되지 않고 계속 흘러나올 수 있어서 매우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수술 후 아래의 위험을 이해하고 동의하는 것으로 하고 20일(월) 오후 5시에 수술을 시작하였습니다.

"1. 이미 뇌부종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수술 후 어떤 후유증이 올지 모른다.
2. '쿠마딘'의 복용을 금한다. 그러면 나중에 이 약의 중단으로 인해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3. 머리를 절개하고(머리를 면도칼로 다 밀었습니다) 봉합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3-6개월 후에 재수술을 한다."

수술은 약 5시간정도 걸렸습니다.

수술 후 의사선생님이 수술 상태가 좋다고 하셔서 처음에 다들 기뻐하였습니다. 그런데 수술 후에 다시 상태를 보기 위해 CT 촬영을 하는데 한쪽 손과 발을 사용하지 못하셔서 의사선생들이 조금 긴장하셨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보는데 처음 촬영 때는 나타나지 않았던 '간뇌'부근에 새로운 출혈이 시작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출혈은 처음에 아마 충격으로 혈관이 터졌지만 다른 부위의 출혈로 인해 뇌가 눌리면서 자동으로 지혈이 되었다가 수술로 피를 제거하자 뇌의 공간이 넓어지면서 다시 출혈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부위가 아주 위험한 부위입니다. 이 부분이 호흡과 손과 다리 등 을 제어하는 부분인데 이 부분이 뇌부종으로 인해 눌리면서 이상이 오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 의사가 얘기하던 예상하지 못한 후유증이(이미 진행된 부종으로 인해) 있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런 결과가 온 것입니다.

현재 처음에 출혈된 부분은 다 제거되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이 부분이 상처를 입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모릅니다. 의사선생님은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다고 말씀하십니다.

21일 오늘 아침 다시 재 촬영을 했는데 출혈은 더 진행되지 않았지만 결과도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21일(화) 오전 10:45분 현재 신부님은 중환자실에서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지금 제일 필요한 것은 자력으로 의식을 회복하시는 것입니다. 마취상태에서는 벌써 10시간 전에 깨어나야 했지만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지금 이 상태에서는 깨어나셔도 왼쪽 팔다리는 사용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깨어나시고 의식이 회복되면 나중에 팔다리의 신경을 살릴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대신부님의 옆에는 제인 사모님과 예수원의 형제님 두 분이 함께 계십니다.

20일 저녁 예수원의 중보기도 시간에는 대신부님을 위해, 방문하신 손님들과 함께 예수원의 회원, 수련자, 지원자 모두가 간절히 기도했다고 합니다. 두어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여 기도하면 들어주시겠다고 하신 말씀대로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수술장소와 의료진에게 임하시도록, 수술받으시는 대신부님께 임하시도록 기도 드렸다고 합니다. 기도 중에 한 분이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선포하시고 아멘으로 답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대신부님의 수술 소식을 듣고 멀리 독일에서 어느 목사님은 대신부님을 위해 금식하며 기도하고 계시며, 또 많은 예수원 출신 가족들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대신부님께서 이제까지 여러번 위급한 적이 있으셨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고 일으켜주셨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기억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일하실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간절한 기도가 있으셨다는 것을 다시 기억하며 여러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예수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어느 자매님의 기도입니다.

"하나님 아버지...
아쳐 형제님을 우리나라에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처 형제님을 통해서 저는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는 법을 아주 많이 배웠습니다...
아쳐 형제님이 수술이 잘되어서 마취도 잘 풀리고 , 여러 가지 후유증도 없고, 심장도 건강하여져서 하나님의 일을 다시 잘 할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기도제목

1. 대천덕 신부님의 간뇌 부근에서 시작된 새로운 출혈이 완전히 지혈되게 하여 주시고 뇌의 다른 부위에서도 결코 출혈이 없게 하여 주옵소서.
2. 대천덕 신부님이 의식을 되찾고 깨어나게 하여 주옵소서.
3. 대신부님의 좌반신이 마비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4. 대신부님의 장기치료 중 욕창이 생기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5. 대신부님의 심장이 마비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6. 대신부님의 신체 모든 곳을 지켜 보호하여 주시고 강건케 하여 주옵소서.
7. 간병중인 제인 사모님과 예수원 형제님들을 위로해 주시고 간병 중에 건강을 지켜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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