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스 아일워드는 중국에서 활동한 선교사입니다. 중일전쟁이 한창이었을 때 아일워드는 펭지엔 지방으로 피난을 떠났습니다. 거기서 아일워드는 우연히 자신의 옆방 학생들이 갖고 있는 기도모임에 귀기울이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티벳의 지도를 펼쳐놓고 '누군가' 그 지역에 들어가 선교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일워드는 그 시간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학생들이 기도하고 있는 그 '누군가'가 자신이라느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날의 사건과 함께 아일워드는 티벳으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가 티벳으로 떠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그는 아무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지친 몸으로 아일워드는 땅 바닥에 앉아 찬송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 두 명의 라마승이 아일워드 앞에 나타나 말했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오래 기다려왔습니다."

산 속에는 라마사원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은 뒤 아일워드는  뜰로 인도됐습니다. 뜰엔 오백여 명의 라마승들이 정좌하고 있었습니다. 초조한 마음으로 아일워드는 강단에 섰습니다. 찬송을 부른 뒤 예수님의 탄생을 이야기했습니다. 다시 찬송을 부르고 또 성경을 이야기하고, 그런 식으로 집회는 밤늦게까지 계속됐습니다. 굳이 숙소에까지 찾아와 성경에 대해 질문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아일워드는 마지막 날 밤 주지승과 대면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었던 물음을 던졌습니다. 왜 라마승들 앞에서 내게 말하게 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주지승은 그 동안에 있었던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어느 해인가 몇 명이 감초를 팔려고 도시에 갔다가 오는 도중에 저 쪽지(요한복음 3장 16절이 인쇄된 전도지)를 받아왔어요. 우리는 세상을 사랑하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걸 알았습니다. 5년간 저것을 읽었지만 더 이상 진전이 없습니다. 다시 수도승이 더 자세한 것을 알기 위해 순례길을 떠났는데 그가 한 책(신약성경)을 구해왔습니다. 그 책을 읽었지만 이해할 수 없었는데 하나 알게된 것은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는 구절입니다. 이 구절이 사실이라면 언젠가 우리에게 누군가가 찾아올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고, 오늘 나무하러 내려간 두 명의 승이 노래 소리를 듣고 당신들이 그 분의 사자임을 금새 알아챘던 것입니다."

아일워드의 선교 경험은 마치 꼭 들어맞는 퍼즐을 푸는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살면서 세상은 온통 모순 투성이란 생각을 한 번쯤 하게 됩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거기 하나님이 계심을 신뢰하는 것, 그래서 모순의 정리를 기대하며 나아갈 바를 정하는 일이 신앙이라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세상을 사는 성도의 할 일은 성경을 통해 이런 세상을 읽는 눈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 투명한 눈빛을 유지하는 일을 일컬어 하나님과의 동행, 곧 '성령충만'이란 단어로 표현됩니다. 이 충만한 성령을 호흡함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자유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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