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광야교회를 찾은 날은 10월 22일 주일 오전 10시 30분경. 11시부터 시작되는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60여명의 성도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고, 앞에서는 성가대원으로 보이는 5명의 교우들이 찬양을 연습하고 있다. 장의자 대신 조금은 낯선 개인용 앉은뱅이 의자에 성도들이 앉아 있다. 마루바닥에 앉아 예배를 드릴 것이란 예상이 여지없이 빗나간 순간이다.

카메라 가방을 둘러맨 이방인의 방문에 몇몇 교우들은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러나 임 목사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본 그들은 이내 경계의 수위를 낮추고 미소로 맞아준다.

드디어 예배 시작시간인 11시가 되자 어느새 예배당에 모인 사람들의 숫자가 100여명 정도로 불었다. 자신의 전 재산이 든 배낭을 짊어지고 온 사람은 노숙자가 분명했다.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행색으로 보아 평범한 직업을 갖지는 않았을 것 같은 사람들. 제법 쌀쌀해진 날씨임에도 맨발인 사람이 여럿 보인다. 모든 것이 여느 교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임명희 목사의 인도로 예배가 시작된다. 묵도 후 교회의 거룩한 회복과 주의 성령 충만함으로 하나님 앞에서 보다 나은 삶을 살수 있도록 통성으로 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찬송과 이성실 전도사의 기도, 성가대의 찬양, 임 목사의 설교, 축도 순으로 이어진다.

임 목사는 '신자의 삶'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우리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받은 사람들로 하나님의 원리와 방법을 따라 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계속해서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가 받을 영광과 비교할 수 없다"면서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뜻을 좇아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설교 후 봉헌 순서가 이어진다. 헌금함에 손을 내미는 사람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과부의 정성에 버금가는 정성들이 모여진다. 드디어 광고시간. 개인용 앉은뱅이 의자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임 목사는 광고를 통해 임영신 집사와 조남월 장로의 헌금으로 개인용 의자를 마련했다면서 "따뜻한 바닥에서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 예배를 드리니 좋지요. 그런데 예배시간에 조는 사람이 몇 명 있었습니다" 이내 폭소가 터져나온다. 임 집사와 조 장로는 광야교회 성도는 아니다. 광야교회 형편을 듣고 도움을 준 사람들이다.

광고가 끝나갈 무렵 예배에 참석한 교우들에게는 여의도고등학교에서 보내온 양말 한 켤레씩이 전해진다. 교회에 처음 나온 사람들에게는 양말이 한 켤레씩 더 주어졌다. 양말 한 켤레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다. 예배 후 임 목사와 몇몇 성도들은 노방전도를 나갔고, 나머지 교우들은 함께 식사를 하며 교제를 나눈다. 양말 한 켤레를 받고 한 끼 식사를 때워서가 아니라 성도들의 표정에는 어느새 평안함이 배어 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결코 한끼 식사를 해결하고 하룻밤 기숙을 위해 광야교회를 찾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변화된 삶을 체험하기 위해 이 곳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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