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전인격적인 교육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을 키우는 바람
직한 길이다. 이를 위해 박영철 교수는 셀의 중요성을 말한다.  ⓒ뉴스앤조이 김승범

박영철 교수(침신대)는 '셀목회'에 빠진 사람이다. 단순히 유행이 아니라 셀은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며, 초대교회의 정신을 잇는 끈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학대학원에서 목회자 지망생들과 오래 전부터 셀교회에 이르는 길을 고민하고 오랫동안 준비해서 그 열매들을 만들어 왔다. 교회 성장을 위한 대안으로 기웃거리는 수많은 목회자들에게 그는 바른 셀교회의 정신을 강조해 왔다.

교회교육에 대한 그의 대안 역시 셀교회를 통한 교육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신앙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전인격적인 교육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을 키우는 바람직한 길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4월9일 침신대에서 박 교수를 만났다.

"독일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교육은 학교와 가정과 지역과 문화 등 이런 모든 것들이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이루어진다. 공동체 속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교육이 될 때 비로소 교육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 역시 강의나 학교 수업의 형태로 교육되지 않는다. 공동체 속에서 신앙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 '신앙문화화 과정'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를 통한 교육 모델은 단순히 신약의 교회사에서 찾기보다 오히려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공동체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유태인 교육은 몇 가지 차원에서 공동체 중심의 교육이었다. 유태인 교육은 율법을 외고 성경을 중심으로 토론을 전개했으며, 유태인 월력을 통해 수많은 의식을 삶 속으로 끌어와 삶의 중심으로 삼았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징물들을 활용함으로써 율법을 삶의 일부가 되게 했다. 또 음식 생활에서도 구분된 음식을 먹었으며, 회당 중심으로 생활함으로써 역시 신앙이 생활과 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공동체의 분위기와 삶 속에서 말씀과 삶을 일치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유태인의 오랜 정체성은 이렇게 형성되고 이어졌다. 이런 점에서 이스라엘 공동체의 신앙교육 모델은 교회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목사님은 셀교회에서 이런 유태인 공동체의 상황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는가?

▲박영철 교수 ⓒ뉴스앤조이 김승범
가정과 학교가 교육의 중요한 요소이듯 셀교회에서는 셀이 가정의 역할을 함으로써 어른들 곧 신앙 선배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종교적 생활에 물들 수 있으며, 주일학교와 성경학교 등이 학교 역할을 함으로써 성경을 배우는 장이 된다.

실제로 어린이들은 셀모임이 특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기다리고 기쁘게 참여하고 있다. 셀모임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신앙 생활을 눈으로 보면서, 부모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목자의 삶에 대한 소망을 자연스럽게 전수받는다.

이렇게 될 때 아이들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존재로 자랄 수 있다. 웨스터 호프도 교육적 공동체는 단순히 의식에만 참여하는 공동체라기보다는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공동체여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볼 때 셀교회가 적합하다.

실제 사례들을 소개해줄 수 있는가?

예수님의 계명은 하나다. 요한복음 13장에서 밝힌 새 계명은 곧 주님의 사랑이 통용되는 사랑공동체이다. 그것이 곧 교회인 셈이다. 교회의 본질이 회복되면 사랑의 간증이 흘러나와야 한다.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희생적으로 형제를 사랑하는 공동체여야 한다. 가령 어느 셀교회의 경우, IMF 때 셀의 한 형제가 파산하여 길바닥에 나앉게 되었을 때 셀에 있던 다른 형제가 집을 얻으라며 자신의 재산 가운데 1억원을 내놓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사실을 담임목사도 모를 정도로 은밀히 진행했다.

셀교회에서는 자녀 교육을 위해 셀 구성원들이 교사가 되어 과외도 하고 필요한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모두가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남의 아이들'이 없다. 모두가 부모인 것이다. 이런 사랑의 간증들은 공동체의 가족들에게 전염병처럼 옮겨진다. 이것이 셀의 특징이다.

전도할 때도 셀의 모든 구성원들이 한 영혼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식사에 초청하고 여행에도 동반하며, 그렇게 해서 그가 교회에 나왔을 때는 온 셀 가족들이 감사하며 잔치를 벌인다. 나의 전도가 아닌 우리 모두의 전도인 셈이다.

그러나 셀교회로의 전환은 현실적으로 많은 난관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두가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남의 아이들'이 없다. 모두가 부모인 것이다. 이런 사
랑의 간증들은 공동체의 가족들에게 전염병처럼 옮겨진다. 이것이 셀의 특징이다.
ⓒ뉴스앤조이 김승범

오해하는 부분도 많다. 셀교회로 간다면 대부분 기존의 프로그램들을 모두 없애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셀교회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더욱 보완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명무실했던 프로그램들도 셀교회에서는 제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물론 교회의 본질로부터 벗어난 것들은 과감하게 청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주일학교제도는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

주일학교는 1780년대에 시작되었다. 빈민가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운동이었다. 그러다가 1830년대에 미국에서 현대국가의 의무교육제도가 강화되면서 이것이 신앙교육의 형태로 남은 것이다.

그렇다면 주일학교의 역사는 겨우 170년이다. 굳이 이런 제도를 절대화할 까닭은 없는 셈이다. 초대교회는 주일학교 제도를 갖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형성했다.

셀은 교회교육의 역사를 보다 근본적인 곳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시대도 많이 변했다. 많은 요구들이 주일학교 제도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킨다. 그동안 많은 교육학자들이 말했던 교육적인 모델이 있었는데 그 추상적인 모델을 구체적으로 말할 때 나는 그것이 셀교회를 통한 공동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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