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백도웅 총무는 김관석 권호경 김동완 목사로 이어지는 운동권 출신 총무 시대
를 마감하는 순수한 목회자라는 측면에서 향후 KNCC 방향과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변화가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순수한 목회자 출신인 백도웅 목사(59)가 4월 22일 한국교회 대표적인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에 취임함에 따라 KNCC의 비운동권 출신 총무 시대가 열렸다.

신임 백도웅 총무는 김관석 권호경 김동완 목사로 이어지는 운동권 출신 총무 시대를 마감하는 순수한 목회자라는 측면에서 향후 KNCC 방향과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변화가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백 총무는 1943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출생, 대광중·고교 졸업한 후 연세대 문과대학 철학과와 장로회신학대학 신대원 및 아세아연합신대학원, 풀러신학교를 마쳤다. 백 목사는 1978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평양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고 을지로교회와 청량리교회 산성교회 등을 담임했다.

4월 22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백 총무 취임식에는 KNCC 회장 윤기열 목사(복음교회 총회장) 등 KNCC 8개 가맹교단 대표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김기수 회장, 천주교 교회일치 위원장 최기산 주교, 남궁진 문화부 장관 등 교계 내외 인사 등 500여명의 참석했다.  

백 총무는 취임사에서 "교회의 가시적 일치와 평화를 이루는데 주력하겠다"고 천명하고 "회원교단간의 교류확대와 KNCC 재정확보, 한반도 화해와 평화, 세계교회와의 연대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고 천명했다.

취임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백 총무는 "과거 70-80년대 KNCC는 민주화와 통일이라는 시대적 사명 속에서 어쩔 수 없는 투쟁의 대열에 섰다"고 말하고 "이제 변화된 시대상황을 맞아 '교회의 교회다움'과 '교인의 교인다움'을 회복하는 운동이 일어나야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 그는 "사회가 교회와 목회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섬김'이다"고 전제하고 "교회의 섬김에는 '진보와 보수'라는 색깔을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강조, 교회협이 추구하는 최상의 목표는 기독교 본래의 정체성 회복에 있어야 함을 시사했다.  

  
<백도웅 신임 총무 취임사>

한국교회와 에큐메니칼 운동을 사랑하시는 여러분, 이 자리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사람이 교회협 총무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역사는 곧 여러분들의 역사입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헌신이 계속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함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위하여 애쓸 때, 하나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지 아니하시고 지켜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사랑하고 에큐메니칼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요한복음 17장21절의 말씀처럼, 우리를 하나 되게 하신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의 사랑 안에서 모든 이들이 평화를 누리며 사는 세상을 이루어야할 소명이 교회에, 이 자리에 함께 한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책임을 두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교회의 가시적 일치를 이루는 것입니다.

가시적 일치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하나님과 피조세계의 '화해' 위에 세워집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분리될 수 없다고 고백하지만, 보수와 진보, 그 실체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세력이 한국교회를 양분하고 있습니다. 이는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서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 이라면 누구나 참여하는 성찬은 그리스도인이 바라는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표지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분열은 이러한 성찬의 감격과 은총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교회들이 화해해야 하며, 사회변화에 대한 시각차에서 오는 분열도 화해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화해'가 없는 선교와 증언은 불필요한 경쟁을 불러왔습니다. 이로 인하여 선교와 증언이 입은 상처는 교회의 생명력을 앗아가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교회를 향해 점차 증폭되는 비난의 소리는 자신의 생명력을 잃은 교회에 돌아온 슬픈 귀결입니다.

교회는 세상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밝혀주는 등불입니다. 교회의 가시적 일치를 이루자는 것은 단지 기구적 개혁이나 효율성의 문제로 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가시적 일치는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살아가는 것입니다.

둘째는 '평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평화는 힘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힘으로 만들어지는 평화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쟁과 테러, 세계화 문제, 불평등과 인권의 침탈, 이 모든 것들이 힘으로 만들어 지는 평화를 추종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참된 평화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고난과 죽음을 자청함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랑과 섬김, 헌신과 봉사, 기도와 참여 이런 것들이 참된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도구들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모든 사람이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교회는 적극 동참하여야만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화합되지 못한 모습을 고쳐나가야 합니다. 곳곳에 만연한 차별을 없애야 합니다. 인권보다 경제적 이익이 앞서는 풍조를 고쳐야 합니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되는 삶을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는 일에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비록 평화의 길은 멀고 험하지만 우리들 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길의 가장 앞에 서계시기에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화해'와 '평화'를 일구어가는 공동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총무로 일을 시작하면서 저는 앞으로 이런 일들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변화하는 시대에 합당한 지도력 개발을 위해서 힘쓰겠습니다.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 일할 합리적, 협력적, 도덕적인 지도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이 일은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를 담보해 내는 커다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에큐메니칼 선교훈련원이 '에큐메니칼 운동과 신학사전'을 발간한 것도 절박한 지도력 개발의 필요성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제 스스로도 그러한 지도력으로 제 임기를 채워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둘째, 서로 다른 교회들의 대화와 교류를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그 동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여러 모양으로 여러 교회들과 대화를 이어왔습니다. 이제 이 일들이 가시적 일치를 위해 구체적으로 열매 맺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최근에 논의되는 한국교회 일치와 관련한 사항들의 문제점을 연구, 개선하며 합당한 일치의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습니다.

셋째, 선교와 증언을 일치시키는데 노력하겠습니다. 교회의 인권운동, 사회선교의 큰 축인 도시농어촌선교(URM), 장애인선교 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관심을 가지고 이어온 주요 관심사가 '평화'를 향해 더욱 전진하도록 여러 단체들과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이 네트워크에는 입장을 같이 했던 단체는 물론 입장차를 가진 선교단체, 일반 사회단체와도 협력할 사안은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특히 힘쓰겠습니다. 한반도 평화는 우리 사회의 여러 구조악과 연결되어 있음은 물론 나아가 세계의 평화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사안입니다. 따라서 교회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기여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합니다.

다섯째, 2006년 제 9차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유치는 것과 이 일이 한국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WCC 총회 유치는 '화해'와 '평화'를 일구어가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그간의 여정은 물론 한국교회의 생명력을 되살리는데 큰 분기점이 되리라 믿습니다. 특히 한국교회가 애써온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세계교회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저는 오늘 한 가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이 일을 위하여 저를 총무로 세워주셨지만, 그 중심에는 저와 여러분이 함께 서있습니다.
저는 고백합니다. 여러분들의 도움을 저는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한국교회와 에큐메니칼 운동을 사랑하시는 여러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협력함으로 여러분들을 부르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시기 바랍니다.
이 모든 일들이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아름답게 열매 맺어 하나님께 큰 영광이 되며, 사람들에게 평화의 큰 물결로 나타날 그 날, 그 날의 기쁨을 꿈꾸며, 한 날을 성실하게 살아갈 것을 약속드리며 취임사를 마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백도웅(白道雄) 목사 약력

◐ 약 력 ◑
1943. 2. 4 평안북도 의주 출생
1961. 2. 대광중·고등학교 졸업
1965. 2.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졸업(B. A.)
1975. 2. 장로회신학대학 신대원 졸업(M. Div)
1981. 2. 장로회신학대학 대학원 졸업(Th. M)
1987. 3.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과 FULLER신학교 (D. Min)
1997.10. ∼ 1998. 9.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자 62기 수료

1978. 3. 예장 평양노회 목사안수(영주교회)
1981. 6. ∼ 1985. 5. 예장 을지로교회 담임목사
1985. 6. ∼ 1987. 5. 예장 청량리중앙교회 담임목사
1987. 6. 1997. 4. 예장 산성교회 담임목사
1995. 1. ∼ 1998. 1. 복지법인 총회자선사업재단 이사
1995.10. ∼ 1996.10. 예장 용천노회 114회, 115회 노회장
1990. 6. ∼ 현재 사단법인 민족통일복음화운동본부 사무총장
1992. 1. ∼ 현재 재단법인 버켄장학회 이사
1994. 1. ∼ 현재 기독교리더쉽연구원 이사
1998. 1. ∼ 현재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감사
1998. 1. ∼ 현재 예장총회 순교자기념선교회 협동총무
1999. 9. ∼ 현재 예장총회 교회연합사업위원회 위원
2001. 2. ∼ 현재 예장총회 인권위원회 위원
2001. 2. ∼ 현재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단(기독교대표)
2001. 3. ∼ 현재 대광중·고등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2001. 4. ∼ 현재 한국기독교 사형폐지 운동연합회 사무총장
1997.11. ∼ 현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부총무 겸 선교훈련원 원장
2001.11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50회 총회에서 차기총무로 선출

◐ 저 서 ◑
통일칼럼 「마른잎 다시 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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