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의 중진들이 대거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붉은악마’ 응원단은 악마의 집단이다”
“명칭 변경을 위해 법적 대응은 물론 청와대에 공식 항의 방문을 하자”는 식의 극단적
인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뉴스앤조이 양정지건

월드컵 응원단‘붉은악마’ 명칭 변경과 월드컵 성공 개최를 위한 긴급회의가 4월 22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교계의 중진들이 대거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붉은악마’ 응원단은 악마의 집단이다” “명칭 변경을 위해 법적 대응은 물론 청와대에 공식 항의 방문을 하자”는 식의 극단적인 이야기가 쏟아져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귀를 쳐부수고 승리의 아침을 맞이하자"고 설교하고 있는 김기수 목사.
ⓒ뉴스앤조이 양정지건

이날 모임은 예배로 시작되었다. 찬송가 388장 『마귀들과 싸울지라』를 부른 후, 김기수 목사(한기총 대표회장)의 설교가 있었다. 김 목사는 요한복음 16:31-33의 말씀을 가지고 ‘세상을 이기는 힘’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믿음의 선진들은 한 명도 세상에 진 사람이 없다고 강조하고, 승리는 십자가를 통해 얻어지며, 고난이 동반된다고 말했다. 또한 “악마는 계시록에 보면 용, 뱀, 마귀 등으로 표현된다. 악마를 한국 교회가 나서서 잡아야 한다. 마귀를 쳐부수고 승리의 아침을 맞이하자”고 설교했다. 강단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원색적인 말들이 쏟아지는데도 참가자들은 ‘아멘’을 연발했다.

설교에 이어서 특별 기도와 통성 기도 시간이 있었다. 대표기도에 나선 엄기호 목사(기하성증경 총회장)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셔서 교묘한 사탄의 계략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시고,‘붉은악마’ 명칭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감화·감동시켜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통성 기도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손을 잡고 ‘주여 삼창’을 외친 후, 명칭변경을 위해 기도했다.

▲최성규 목사 ⓒ뉴스앤조이 양정지건
이날 사회를 맡은 최성규 목사(인천순복음교회)는 “독실한 신자였던  차범근 감독이 기도하는 것을 김용옥 교수가 비난하고, ‘붉은악마’ 응원단이 설치면서 한국 축구가 급격히 무너졌다. ‘붉은악마’가 설칠 바에는 차라리 16강에 안 들어가는 것이 낫다. 최근 개명 운동을 하니까 축구대표팀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코스타리카 전에서 골을 넣은 차두리, 최태욱 선수도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응원단 명칭 개명운동은 종교운동이 아니라 나라사랑, 축구사랑 운동이다.”라고 말했다.

이만신 목사(한기총 직전회장)는 “악마라는 명칭을 고집하는 이상, 16강은 불가능하다. 이름을 바꿔서 하나님이 도우셔서 승리했다는 말이 나오게 하자.”고 말했다. 지덕 목사(한기총 명예회장)는 “붉은 색도 좋지 않다. 나는 부산침례병원 이사장이다. 노조가 매는 붉은 띠가 보기 싫어서 매지 말라고 하니, 이제는 매지 않는다.”며 붉은색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또한 “기독인이 일치·단결하지 못하니까 우습게 본다. 이번 기회에 매운 맛을 보여주자. 악마의 대가리를 짓밟는 날이 올 것이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서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 『대한축구협회장에게 보내는 메시지』,『성명서』  를 발표하고, 참석자가 일어나서 『결의문』을 함께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복음 성가‘예수 이름으로 마귀는 쫓겼네’를 부르며 예배는 마무리되었고, 회의 시간이 이어졌다.

▲통성 기도 시간.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손을 잡고 명칭변경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양정지건

이광훈 목사(2002월드컵선교단 대표단장)는 지난 수요일부터 방송 3사에서 ‘붉은악마’광고가 중지되었고, 외환은행이 발급하기로 예정된 ‘붉은악마 카드’도 취소되었다며, 이는 하나님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또한 “‘붉은악마’ 응원단은 거짓말을 일삼는 악마 집단이다. 인터넷에서 한마디를 하면 오십 마디 욕을 한다. 교회 청년들을 독려해서 ‘붉은악마’에 가입하여 명칭을 바꾸는 운동을 하라고 독려하자. 욕먹을 각오하고 전쟁터로 들어가자.”고 말했다.

점심 식사 후로 예정된 청와대 앞 기도 집회는 차후 공식적으로 김대중 대통령에게 면담 요청을 하기로 결의했기 때문에 취소되었다. 이날 참석하여 격려사를 하기로 되어 있던 정몽준, 김덕룡 의원도 나오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명칭 변경을 위한 법적 대응 준비 △타종교와 연합하여 명칭 변경 추진 △각 교단이 비상 임원회를 소집하여 성명서 발표 △여성·일반 단체와도 연합 등의 안건이 결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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