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를 비롯한 학술단체들이 지난 4월 21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전격 참배에 대한 강력한 규탄 성명을 22일 발표하였다. 성명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이즈미 일본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재참배를 강력히 규탄한다!

2002년 4월 21일 또다시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2차대전의 전범들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작년 8월 13일에도 같은 신사에 참배하여 우리 나라와 중국 등 주변국들의 우려와 강력한 항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다시금 이같은 행동으로 나온 것은 현금 일본이 군국주의, 패권주의로 회귀하고 있음을 드러내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할 것이다.

더욱이 9.11 테러 참사 이후에 변화된 국제정세를 이용하여 국내외의 비판을 잠재우고 더욱 노골적으로 군국주의, 패권주의의 길을 추구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행태를 보면서 과거 일본의 침략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우리는 역사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한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느낀다.

야스쿠니신사는 1869년 칙명에 의한 도쿄 초혼사(招魂社)로 시작하여 1879년 그 이름을 개칭한 것으로, 창립될 초기부터 군국주의적이고 침략적인 '일본근대천황제국가'의 중심기구였으며, 전몰자들의 위패를 안치하고 국가에서 제사를 지내온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다가 제2차 대전 패전 후 연합국 총사령부(GHQ)의 지시로 '국가신도'와 함께 형식상 민간신앙 단체 내지는 종교법인으로 개편하였지만, 잇따른 합사자 명부나 각종 편의 제공, 공직자의 참배 등으로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의 지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더욱이 1978년 10월에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A급 전범 14명을 비밀리에 합사하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그것도 부족하여 한국 대만 등에서 강제로 징용 징병되어 희생된 사람들까지도 명부에 올려, 죽어서까지 그들의 이름을 욕되게 하고 있다.

이런 시설에 일국의 총리가 공식적으로 참배한다고 하는 것은 그 날짜가 어느 날이든지 그 회수가 몇 번이든지를 불문하고, 그들의 침략적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그것을 미화 찬양하고, 과거 군국주의로 복귀하려는 패권주의적 야욕을 드러내는 것으로밖에는 해석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일본 정부와 고이즈미 총리의 이러한 시대착오적, 반평화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과 같은 요구를 하는 바이다.

우리의 요구

1. 일본정부와 고이즈미 총리는 군국주의 패권주의의 야욕을 드러내는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지원과 참배를 당장 중단하고 사죄하라.

2.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되어 있는 전범들을 '제신명부'에서 삭제하고, '유슈칸'(遊就館)에 전시된 그들의 유품을 철거하며, 침략 전쟁을 미화 찬양하고 역사를 왜곡한 전시내용을 철거하고 시정하라.

3.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되어 죽어서까지도 명예를 더럽히고 있는 강제 징병 징용으로 희생된 한국인들의 명단을 '제신명부'에서 삭제하고,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와 그 유족들에게 사죄하며 그들에 대한 정당한 피해보상을 하라.

4. 일본정부는 교과서 왜곡 시정과 전쟁 범죄 인정 및 그 피해 보상에 성의를 보이라.

5. 우리 정부는 말로만의 항의가 아닌 강력한 규탄과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여 우리 국민들의 우려와 분노를 분명하게 일본정부와 세계 여론에 대변하라.

2002. 4. 22.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사단법인 민족문제연구소
사단법인 역사문제연구소
한국근현대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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