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교회 주요 교단 신학대학교의 2023학년도 정시 모집 결과가 공개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통합의 메인 신학교인 총신대학교(이재서 총장)와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김운용 총장)를 제외한 나머지 신학대는 1점대 경쟁률 또는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

총신대 신학과는 올해 수시에서 3.82:1, 정시에서 4.25:1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시 경쟁률(4.15:1)보다는 낮지만, 정시 경쟁률(2.68:1)보다는 높은 수치다.

장신대 신학과는 올해 수시에서 1.81:1로, 첫 1점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시는 3.61:1로, 지난해 정시(1.81:1)보다 2배가량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정시 모집 미달을 기록했던 신학대학교들은 올해 1점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신학대학교(서울신대)는 0.57:1에서 1.31:1로, 한신대학교는 0.34:1에서 1.71:1로, 성결대학교는 0.35:1에서 1.67:1로 올라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칼빈대학교(0.53:1), 광신대학교(0.44:1), 서울장신대학교(0.19:1), 협성대학교(0.89:1), 목원대학교(0.25:1), 고신대학교(0.7:1), 한국침례신학대학교(0.86:1) 등 7곳은 정시 미달을 기록했다. 입시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은 대신대학교, 대전신학대학교, 한일장신대학교, 호남신학대학교, 부산장신대학교, 영남신학대학교,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도 정시 미달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감신대는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은 교단 메인 신학교 중 서울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유일한 곳이다. 지난해 수시 0.65:1, 정시 0.62:1로 경쟁률이 부진했던 감신대는 올해 수시에서도 0.88:1를 기록했다. 감신대 관계자는 "교수 회의에서 대외에 정시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의해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미달을 기록했지만 작년보다는 훨씬 좋아졌다. 타 대학과 달리 감신대는 전 신입생을 하나의 학부로 모집하기 때문에 타 대학에 비해 정원이 많아 보이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현행 입시 제도에서 수시 원서를 최대 6곳, 정시 원서를 3곳 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학대들의 실질적인 경쟁률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은 수시 모집 때 충원하지 못한 인원을 정시에서, 정시 모집에서도 미달된 인원을 추가 모집에서 충원한다. 이 때문에 각 신학대학은 추가 모집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추가 모집에도 실패하면 신입생을 100% 충원하지 못한 채로 학기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입시에서 미달을 기록한 한 지방 신학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미달이 나도 추가 모집 등으로 계속해서 정원을 채워 왔다. 올해도 추가 모집으로 정원을 채우고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그간 탄탄했던 비신학 계열 전공의 경쟁률조차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목회자 양성기관인 신학대학원의 경쟁률도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올해 총신대 신학대학원은 사상 최초로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 신입생 343명 모집에 321명이 지원해 0.94:1을 기록했다. 총신대 관계자는 "정원 미달은 예견된 결과였다. 비단 총신대뿐 아니라 한국교회 하락세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지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나머지 신학대학원도 경쟁률을 언급하는 게 무의미할 만큼 낮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감신대 신학대학원(신학석사·목회학석사 통합)은 0.56:1, 서울신대 신학대학원은 0.82: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사 내용 추가 및 정정
(2023년 1월 6일 17시 50분 현재)

기사 본문 표에서 한국침례신학대학교 2023학년도 수시 입시 경쟁률을 0.88:1에서 1.28:1로 정정합니다.

(2023년 1월 17일 11시 30분 현재)
기사 본문 중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경쟁률을 0.36:1에서 0.82:1로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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