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107회 총회 현장에서 총대들이 전자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예장합동 107회 총회 현장에서 총대들이 전자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권순웅 총회장)이 목사·장로 정년을 만 73세까지 연장하자는 안건을 부결했다. 목사 정년 연장의 건은 매년 총회에 단골로 올라오는 안건이지만, 예장합동은 "항존직은 70세까지로 한다"는 현행 헌법을 유지하고 있다.

예장합동 정치부(강진상 부장)는 9월 21일 화성 주다산교회에서 열린 107회 총회에서 중앙노회 등 8개 노회가 올린 정년 연장 헌의안에 대해 "목사·장로 시무 정년을 만 73세로 연장하되, 만 70세 이후 대외 활동 금지 헌의의 건은 헌법 개정 절차를 밟도록 한다"고 보고했으나, 총회는 격론 끝에 현행 만 70세 정년을 유지하기로 했다.

예장합동 107회 총회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정년 안건이 올라오자 총대들 사이에서는 불꽃이 튀었다. 한 총대는 "정년 문제 때문에 해마다 전국 교회 300개가 떠난다. 3년이면 교회 1000개가 떠난다는 거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도시 교회가 아닌 시골과 농어촌 교회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미자립 교회나 농어촌 교회의 목회자가 정년이 되면 후임자가 이어받을 수 있는 상황이 못 되고, 장로가 정년이 되면 당회 구성이 안 돼서 심각한 교회 존립 문제를 겪는다"면서 "헌법에 목사·장로 정년을 73세까지 연장하는 단서 조항을 달자"고 했다.

다른 총대는 "(교단 헌법이) 60세로 돼 있던 정년을 70세로 늘려 놓았다면 더 늘리겠다는 게 말이 안 되지만, 종신제였던 정년을 70세로 줄여 놓은 것이다. 총회나 노회의 회원권은 정지하되, 개교회의 필요에 의해 목회만 3년 더 할 수 있도록 총회가 결의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년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한 장로 총대는 "우리 교회는 읍도 아니고 조그마한 리에 있다. 하지만 교인이 6~7명에 불과한 교회도 목회자 이력서는 6~7개씩 받는다. 그만큼 목회자 수급이 많다는 거다. 정년을 3년 연장하면 매년 총신대에서 배출되는 새로운 일꾼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나"며 정년 연장을 반대한다고 했다. 다른 목사도 "지금 사회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 가는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 70세도 많다고들 이야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년을 73세로 연장한다면 교회는 더 많은 사회적 지탄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복음 전도의 문을 막게 된다. 총회가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격론이 이어지자 권순웅 총회장은 이 안건을 전자 투표에 부쳤다. 정치부가 올린 정년 73세 연장에 대한 가부를 물은 결과, 찬성 322표 반대 580표로 부결되어 현행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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