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신학과 전·현직 교수들이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신대 신학과 전·현직 교수들이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신대학교(한신대·연규홍 총장) 신학부 전·현직 교수가 시간강사를 수년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고를 받은 한신대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이건희 총회장) 총회는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한신대 시간강사였던 A는 4월 27일 <뉴스앤조이>와 만나, B·C 교수에게 수차례 성희롱을 당했다고 했다. A는 "두 교수는 각각 8년 전과 2년 전부터 나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 '언제 성욕을 느끼느냐', '성관계는 해 봤느냐', '처음부터 네가 여자로 보였다', '널 보면 가슴이 두근거렸다'는 말을 하고, 따로 밥을 먹자고 불러내 '앞으로 이렇게 단둘이 만나 데이트하자'고 했다. '한번 안아 보자'는 말도 종종 했다"고 말했다. C 교수는 자신을 강제로 끌어안기도 했다고 말했다. A는 "성희롱에 반발하자 프로젝트 및 시간강사 임용에서도 제외되는 등 지속적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도 문제의식은 있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A는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내가 설 자리는 없어질 게 뻔했고 한신대와 기장을 사랑했기 때문에 참았다"고 말했다.

A가 문제를 제기하기로 한 건 B·C 교수의 태도 때문이다. 최근 한신대 교수 임용 과정에 있었던 A는 절차상 불이익을 우려해 C 교수에게 연락을 취했다. C 교수는 공통적으로 아는 또 다른 지인을 통해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A는 "(임용)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 만나지 않으려고 했는데 굳이 만나자고 했다. 혹시나 사과라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간 자리는 술자리였고 거기에는 B 교수도 있었다. 그들은 잘못을 인지하면서도 사과는 하지 않고 없던 일로 하자고 회유하려 했다"고 말했다.

A는 두 교수를 기장 총회 성폭력 상담 창구와 한신대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자신을 끌어안은 C 교수는 강제 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교수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여기서 침묵하면 나 같은 피해자가 또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신고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B 교수는 정년이 돼 학교를 떠났고, C 교수는 남아 있다. 기장 총회는 성폭력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조만간 당사자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5월 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신고가 들어왔고 절차대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신대 역시 '성희롱 등의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성윤리위원회를 소집한 상태다.

B 교수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나는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그런 말을 할 기회도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정확히 나를 향한 문제 제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총회 성폭력대책위원회에 보고서(고소장)라도 보여 달라고 했다. 나도 명예가 중요한 사람인데 잘 준비해서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C 교수의 입장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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