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가 코로나19를 예방·치유할 수 있는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를 배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카드가 실제 효능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코로나19를 예방·치유할 수 있는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를 배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카드가 실제 효능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성도님들에게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가 갈 거다. 이 카드는 연세대 공학박사께서 여러 검증을 한 후에 (만들었는데) 3D 파장이 나와서 이걸 가진 단 한 사람도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고, 확진된 사람도 속히 치유가 됐다."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2월 3일 수요 예배 광고 시간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 이야기를 꺼냈다. 이 목사는 전 교인에게 카드를 무료로 나눠 주겠다고 했다. 연세대 한 교수가 개발한 이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고, 걸려도 빨리 낫는다고 주장했다.

이영훈 목사는 "전 성도님에게 이것을 드리기로 했다"며 "여태까지 이 카드를 가진 사람 중에 한 사람도 환자가 안 나왔다. 그래서 여러분 가족 수대로 아이들까지 다 하나씩 드릴 테니까 이걸 받으라"고 말했다.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은 두 번에 걸쳐 박수를 보냈다.

이 목사는 "종이 한 장에 무슨 역사가 나타나겠나 의심하지 말라"면서 "갖고만 있으면 여기서 스스로 파장이 나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하고, 또 있는 바이러스도 죽인다"고 했다. 교회 한 장로가 카드 구입 비용을 다 댔으며, 교구 목사들을 통해 보급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날 이영훈 목사가 언급한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는,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김현원 교수가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지난해 11월 <디지털 3D 파동이 COVID-19을 해결한다>(뉴패러다이머)를 펴냈다. 책에는 '뉴 패러다임 과학'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와 한약재 등 여러 물질을 디지털 3D 파동으로 카드에 담았다고 나와 있다. 김 교수는 책에서 "이 카드를 지닌 사람은 코로나19로부터 예방될 수 있고, 확진자와 환자도 쉽게 회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김현원 교수가 만든 카드를 배부 중이다. 종이 재질로 된 카드는 명함 크기와 비슷하며 'ANTI-COVID-19', '癒'(병 나을 유), 'DEVELOPED BY DR. WON H.KIM' 등의 글귀와 일련번호가 적혀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카드에서 3D 파동이 나와 코로나를 예방·치유한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2월 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 세상에 그런 게 있을 수는 없다. 교회가 말도 안 되는 걸 믿고 있으니 어이가 없고 부끄러울 따름이다"고 일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염내과 교수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수준의 주장이다"면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현원 교수는 한때 언론에 '물' 전문가로 소개되기도 했다. 자신이 개발한 물 '생명수'에 항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판매해 오다 처벌을 받았다. 대법원은 2016년 1월, 사기·의료기기법·식품위생법·화장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교수에게 벌금 2000만 원 확정판결을 내린 바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영훈 목사님이 성도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카드를 소개한 것뿐이다. 실제 우리도 효능이 있는지 검증해 보려고 한다. 여기에 별도의 교회 예산이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교인들에게 배부 중인 종이 카드는 연세대 김현원 교수가 개발했다. 김 교수는 이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걸려도 쉽게 낫는다고 주장해 오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교인들에게 배부 중인 종이 카드는 연세대 김현원 교수가 개발했다. 김 교수는 이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걸려도 쉽게 낫는다고 주장해 오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추가(2021년 2월 5일 오후 5시 11분 현재)

<뉴스앤조이> 보도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5일 해명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교회 측은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 된 상황에서 깊이 검토하지 못하고 소개하는 바람에 성도들과 일부 언론, 기관으로부터 문의가 잇따랐다.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교인에게 나눠 주려던 종이 카드 계획도 중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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