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주최한 '사랑의교회 건축의 사회적 문제점' 포럼이 3월 11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교회다움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사랑의교회가 교회 신축을 결정한 뒤 진행하는 절차에 법적 하자는 없다고 봅니다." 강문대 변호사(법률사무소 로그)가 내린 결론이다. 그동안 사랑의교회 건축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법률적 문제를 제기했지만, 강 변호사의 결론은 그들의 기대와는 달랐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백종국·오세택)가 주최한 연속 포럼 '사랑의교회 건축, 이것이 문제다'의 두 번째 시간인 '사랑의교회 건축의 사회적 문제점'이 3월 11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교회다움(목사 민걸)에서 열렸다. 이 자리는 한국교회 내부가 아닌 외부 시선으로 사랑의교회 건축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아보는 자리였다.

강 변호사는 교회 건축 과정에서 제기된 법적 문제를 검토했다. 먼저 공동의회 결의 없이 당회와 제직회 결의만으로 교회 신축 토지를 매입하고 뒤늦게 공동의회에서 추인한 점의 적법성 여부를 밝혔다. 강 변호사는 "사랑의교회 기존 정관(1996년도 정관)을 보면, 당회의 직무 중 '교회에 속한 자산 및 재정에 관한 일을 장리(掌理)하며, 본 교회에 속한 부동산, 동산의 소유권 취득 및 처분, 증여, 매매, 교환, 변경 등에 관한 모든 업무를 관장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당회가 자산과 부동산에 대한 업무를 관장한다는 것이지 그 처분을 결정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즉 교인 총회(공동의회)를 거치지 않고 재산 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랑의교회가 뒤늦게 공동의회를 개최하여 토지 매입을 추인하면서 법적 하자가 사라졌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뒤늦게 개최된 공동의회일지라도 교회 구성원들의 의사는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기에, 토지 매입 행위의 하자는 치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의교회 정관 제정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도 강 변호사는 "사랑의교회가 기존 정관을 무효로 보고 '제정'이라고 표현했는지 알 수 없지만, 공동의회에서 교인 2/3 이상의 찬성이 나왔으므로 적법하게 '제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강 변호사는 "사랑의교회가 교회 신축 결정부터 지금까지의 절차에 법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처음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많이 있었지만, 이후 2~3번의 공동의회로 법적 하자를 모두 치유했다며, 강 변호사는 "사랑의교회가 비판자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절차 세탁'을 한 것이다. 이로써 내부적인 절차적 정당성은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변호사는 대외적인 실질적 정당성까지 확보했다고 말하는 것에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는 "교회의 문제는 일반적 사회 문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은 '사랑'과 '관용'과 '배려' 그리고 나아가 '연대'의 방식이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사랑의교회는 '효율'과 '자율'만을 내세우고 있다. 지금까지의 절차가 '사람의 법'으로는 위법하지 않다고 해도 '하느님의 법'으로는 어떠할지는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고 했다.

▲ 포럼에서 발제한 주진우 기자, 이태호 사무처장, 강문대 변호사.(왼쪽부터) ⓒ뉴스앤조이 유연석
교회인가 기업인가

이날 포럼에는 주진우 기자(<시사IN>)와 이태호 사무처장(참여연대)도 참여해 '언론인이 본 사랑의교회 건축', '시민운동가가 본 사랑의교회 건축'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언했다.

주 기자는, 종교라면 가치를 중시해야 하는데, 성장이나 성공에만 매달린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형태로 지부 교회를 세우고, 한 사람이 몇 명을 전도하고, 또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전도하여 교인을 늘린다는 사고방식은 '피라미드'형 상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목회자가 재벌 오너를 닮아 가는 모습도 비판했다. 여비서를 두거나 수행원을 데리고 다니는 모습, 당회나 공동의회는 거치지 않고 발언부터 하는 모습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축비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 '아이티에 얼마를 기부하겠다' 등의 이야기를 듣고 삼성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도대체 펀딩 능력이 얼마나 좋으면 이렇게 거만한 이야기를 하는가. 돈으로 세상의 인심을 사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태호 사무처장은 한국의 종교 집단 중 가장 분명하게 시장적 질서 속에서 움직이는 것이 개신교라고 했다. 그는 "교회 사이에는 크든 작든 교회를 크게 만들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나 동의가 있는 것 같다"며, 적자생존 질서가 강한 반면 이를 조정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은 매우 약하다고 했다.

또 나름 철학이 있고 비교적 존경받는 사역으로 성장한 사랑의교회가 큰 공간이 필요해 건축한다는 건 이해하겠는데, 왜 하필 건축하는 곳이 강남이어야 하는지는 설득이 잘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강남이 이 시대의 '사마리아'라는 사랑의교회 말은 과장이라며, 자신이 아는 사마리아는 천대받고 물질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곳인데, 강남이 그런 곳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날 포럼의 사회를 맡은 이진오 전도사(부천예인교회·'사랑의교회 건축, 어떻게 할 것인가' 카페 운영자)는 "오늘 발제를 들으니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더 높이 쌓으려는 모습이 사회에서 바라보는 교회의 모습인 것 같다. 온 힘을 다해서 하는 데까지 사랑의교회 건축 문제에 대응하자"며 포럼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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