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으로 주요 교단으로부터 교류 금지 등 이단에 준하는 제재를 받아 온 인터콥선교회(최바울 대표)가 또 코로나19 확산 논란에 휩싸였다. 방역 당국과 각 지자체 발표를 종합하면, 11월 28~29일과 12월 10~12일에 경북 상주 인터콥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교인 중 여러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들이 광주·부산·대전 등 전국에 있는 거주지로 돌아가 지역 감염이 확산하는 추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2월 17일 "11월 27~28일 상주시 화서면 소재 BTJ열방센터 방문자는 가까운 보건소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 문자를 전국에 발송했다. 상주시청에 따르면, 인터콥은 11월 27~28일 BTJ열방센터에서 500여 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서 확진자가 나와 12월 3일 대구시 거주자 1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역학조사 결과, 12월 셋째 주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집단감염이 상주 BTJ열방센터와 관련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광주 소규모 교회 감염
역학조사 결과 열방센터 방문
"대전에서 GPS 신호 끊기고
상주에서 다시 잡혀"
광주광역시는 최근 일어난 소규모 교회 집단감염이 상주 BTJ열방센터로부터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광주시는 심층 역학조사 결과 최초 확진자의 휴대폰 GPS가 대전에서 꺼진 후 BTJ에서 잡혔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브리핑 영상 갈무리
광주광역시는 최근 일어난 소규모 교회 집단감염이 상주 BTJ열방센터로부터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광주시는 심층 역학조사 결과 최초 확진자의 휴대폰 GPS가 대전에서 꺼진 후 BTJ에서 잡혔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브리핑 영상 갈무리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 중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큰 곳은 광주광역시다. 광주시는 24일 브리핑에서, BTJ열방센터 관련 확진자가 총 43명이라고 발표했다.

광주시는 앞서 12월 14일 기준 서구 송하복음교회, 북구 광주동양교회, 광산구 서림교회 수완예배당 등에서 소규모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심층 역학조사 결과, 광주·전남 개신교인 확진자와 인터콥 간에 상관관계가 발견됐다. 광주시 유소연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22일 브리핑에서 "확진자들 동선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광주 781번 확진자의 증상이 먼저 발생한 것을 확인했고, 동선을 확인해 보니 11월 말 대전을 방문한 것으로 나왔다. 대전에서 휴대전화 GPS가 끊겼고, 그날 저녁 늦게 상주에서 GPS가 잡혔다. 잡힌 곳을 확인한 결과 BTJ열방센터였다"고 말했다.

유 단장은 781번 확진자와 그의 가족, 781번 확진자의 여자 친구, 여자 친구 가족 및 이들이 다니는 북구 광주동양교회 교인들로 전파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781번 가족 동선과 관련한 확진자 중 하나가 광주 성일교회 교인이었고, 이 교회에서도 감염이 일어났다.

광주에는 11월 말 상주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또 다른 확진자(광주 786번)도 있었다. 그를 통해서 서구 송하복음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소연 단장은 "동선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781번과 유사하게 같은 날 대전 동선이 있었다. (GPS 신호가) 대전에서 끊겼다가 상주에서 잡히는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786번이 11월 말 BTJ열방센터에 방문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를 통해 가족과 송하복음교회 목회자와 교인 등으로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광주에서는 인터콥과 관련해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 교인 등 180여 명이 자가 격리 중인데, 23일에도 10여 명이 발생하는 등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다만, 유 단장은 "추가적인 대량 확산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외대 확진 사례, 역학조사 결과
"최초 확진자 상주 방문"
대전 집단감염 교회 확진자도 BTJ 방문
"역학조사 비협조, 경찰에 고발"
BTJ열방센터는 2012년 준공 후 인터콥 관련 집회를 계속 개최해 왔다. 10월 대규모 집회 논란 이후에도 11월과 12월 또 집회를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준공식 당시 사진. 상주시 홈페이지 갈무리
BTJ열방센터는 2012년 준공 후 인터콥 관련 집회를 계속 개최해 왔다. 10월 대규모 집회 논란 이후에도 11월과 12월 또 집회를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준공식 당시 사진. 상주시 홈페이지 갈무리

부산광역시에서도 BTJ열방센터와 연관성이 있다고 의심되는 확진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부산시는 24일 현재 상주 동선이 확인된 확진자와 연관한 사례가 12명이라고 밝혔다. 안병선 시민방역추진단장은 "11월 28일 상주를 방문했던 1명이 (확진됐고) 지인 및 부산외국어대학교 친구 등과의 식사 모임을 통해 추가 감염이 총 6명 발생했다. 또 다른 1명은 12월 11~12일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가족 4명도 확진됐다"고 말했다.

현재 BTJ열방센터와 관련한 부산시 역학조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병선 단장은 "방문자 전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방문자 중 전화번호가 확인된 사람은 31명이다. 연락하고 있지만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본인들이 직접 검사하러 오지 않는 한 대상자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감염이 일어났다면 적극 검사를 받아 조기에 확진 판정을 받아 추가 감염을 막아야 한다. 11월 27일 이후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모든 분은 보건소에 방문해 검사받으시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대전광역시에서도 인터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대전시 정례 브리핑과 지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동구 바울장로교회에서 24일까지 18명이 집단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시는 이 교회 확진자들을 조사하던 중, 대전 735번 확진자가 상주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GPS 추적으로 11월 27~28일뿐 아니라 12월 12일에도 상주에 간 것을 밝혀냈다. 같은 기간, 바울장로교회 관련 다른 확진자(705번)도 12월 10~11일 상주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월 12일은 앞서 부산 확진자가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시기와 겹치며, 11~12일 행사와의 연관성도 의심된다. 대전시는 735번 확진자가 동선을 숨기고 역학조사관 전화를 받지 않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여 경찰에 고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대전시는 집단감염이 일어난 동구 바울교회도 고발했다. 대전시는 이 교회가 20일 예배 후 함께 식사하고, 교인들은 성경 공부를 하는 등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22일부터 집합 금지하고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전국에서 연관 의심 사례가 연달아 보고되고 있다.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제천의 교회 소모임도 인터콥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회 관련 9명, 가족 5명 등이며, 소모임에 참석한 교인 중 일부는 평소 인터콥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포항 교인 1명은 인터콥이 운영하는 키즈 스쿨 참석자로 확인돼, 포항시는 같은 시간대 키즈 스쿨 참석자들에게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했다.

인터콥, 중대본 문자에 "여론 몰이" 반발
추가 확진 사례에는 묵묵부답
상주시, 최바울 대표 2번째 고발
인터콥은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방역에 비협조적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상주시는 인터콥이 명단을 제때 제출하지 않는 등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다며 최바울 대표 등 인터콥 관계자들을 고발했다. 지난 10월에 이어 두 번째 고발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인터콥은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방역에 비협조적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상주시는 인터콥이 명단을 제때 제출하지 않는 등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다며 최바울 대표 등 인터콥 관계자들을 고발했다. 지난 10월에 이어 두 번째 고발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인터콥은 앞서 10월 8~9일 2000명이 모인 대규모 집회를 몰래 개최했다는 의혹을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인터콥은 참석자가 500여 명 수준이라고 주장했지만, 명단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상주시로부터 고발당하는 등 비협조적 태도로 빈축을 샀다. 경찰은 국정감사에서 인터콥 주장보다 훨씬 많은 사람의 명단을 확보했다고 밝혔고, 11월 말 최바울 대표 등 관련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인터콥은 이번에도 BTJ열방센터발 코로나19 확산 의혹을 부인했다. 인터콥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입장을 찾을 수 없지만, 장재형 계열 언론 <선교신문>에 12월 18일 입장 전문이 올라왔다. 이들은 중대본이 17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BTJ열방센터 방문 관련 전 국민 대상 중대본 문자는 근거 없는 여론 몰이식 행정"이라고 반발했다.

인터콥은 "11월 27일~28일 대구시 여성 6명이 본 센터를 방문했고, 그중 1명이 12월 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12월 3일 목요일 오후 3시 30분 상주시 문화예술과와 상주보건소, 화서면사무소에서 10여 명이 BTJ열방센터를 방문해 확진자가 포함된 방문자 명단 및 동선을 파악했고, 12월 5일 토요일 확진 판정된 여성과 밀접 접촉한 5명의 여성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아 관련 문제가 종결되었다. 이와 관련된 BTJ열방센터에서 또 다른 감염 현상이 진행되거나 전파된 사례는 일체 없었다"고 주장했다.

11월 27~28일 행사는 상주시청에 사전 신고했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했으며 상주시의 현장 점검도 받았다고 했다. 중대본이 전 국민에게 재난 안전 문자를 보낸 행위는 "비과학적 방역 대응이며 무책임한 행정"이라며 허위 내용을 보도한 언론은 즉각 기사를 수정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터콥의 12월 18일 입장 발표 이후, 각 지자체의 심층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와 대전광역시에 따르면, 11월 말 집회 참석자들은 휴대전화를 끄는 등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이고 방문 사실을 숨기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주시청은 12월 21일, 인터콥 최바울 대표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명단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 등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안동MBC에 따르면, 인터콥은 최초 확진자 발생 14일 만인 12월 17일에서야 참석자 명단(543명)을 상주시에 제공했다. 중대본이 명단을 확보하지 못해 전국에 재난 문자를 보내자 그제야 명단을 제출했다는 것이다.

상주보건소 관계자는 2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역학조사를 위한 요청에 제때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규정에 의거해 고발 조치했다. 현재 인터콥 쪽에서 BTJ열방센터 운영을 2월까지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방역 당국의 조사 및 고발 등 각종 조치에 대한 인터콥의 추가 입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방역 수칙 위반, 역학조사 거부 및 방역 당국의 BTJ열방센터 관련 결과 발표에 대한 최바울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 메신저·메일을 통해 질문했으나 그는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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