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서울 홍대새교회(전병욱 목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앤조이>가 파악한 확진자는 11월 21일 오전까지 최소 2명이고, 교인들 사이에서는 확진자가 7명 이상 발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사실을 파악한 마포구보건소는 11월 21일 오전, 홍대새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교인들에게 전수 검사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고 말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검사 대상이신 분들에게는 오늘 오전에 문자를 보냈다. 검사 대상은 (주일예배에 참석한) 350~400명 정도다. 문자를 받은 분들은 마포구보건소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홍대새교회는 교회 홈페이지에 확진자 발생 사실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다. 교인 단체 채팅방에 상수동 예배당을 폐쇄했다는 공지만 올린 상태다. 최초 확진자 발생도 교회가 공지한 게 아니라, 초등부 교사를 맡고 있는 교인 한 명이 스스로 확진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20일, 상수동 홍대새교회 예배당 입구. "코로나로 잠정 폐쇄한다"는 공지가 붙어 있다. 홍대새교회는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11월 20일, 상수동 홍대새교회 예배당 입구. "코로나로 잠정 폐쇄한다"는 공지가 붙어 있다. 홍대새교회는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홍대새교회 교인 A는 교회가 확진자 발생 사실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는 전날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20일 오전 초등부 교사로 있는 교인 한 명이 스스로 단체 채팅방에 확진 사실을 공개했다. 교인이 스스로 밝히기 전까지 교회에서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알음알음 연락을 취해 최소 7명이 확진됐다는 소식을 비공식적으로 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21일 오전까지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교회의 공식적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 A는 "보통 주일예배에 600여 명이 참석하는데, 교회가 먼저 앞장서서 확진 사실을 알리고 교인들에게 검사받으라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홍대새교회 예배당과 식당 입구에는 "코로나로 인해 잠정 폐쇄합니다. 추후 공지합니다"라는 문구만 붙어 있다. 교회가 입주한 건물 경비원도 확진자 발생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20일 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오늘 낮에 구청 직원이 나와 예방 차원에서 폐쇄 사실을 붙이라고 했다. 오늘 새벽 예배까지는 모였지만, 이제부터는 안 모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나왔다고 얘기하자 그는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홍대새교회가 식당으로 쓰는 공간 입구에도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 교인은, 교인들이 평소에도 밀폐된 공간에서 찬양 연습을 하고 식당에서 컵라면을 나눠 먹는 등 고위험 행동을 지속해 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홍대새교회가 식당으로 쓰는 공간 입구에도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 교인은, 교인들이 평소에도 밀폐된 공간에서 찬양 연습을 하고 식당에서 컵라면을 나눠 먹는 등 고위험 행동을 지속해 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홍대새교회는 B 부목사를 통해 교회 내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취합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몇 명이 발생했고, 어느 자리에 앉았다거나 교회에서 무슨 봉사를 하고 있는지 등은 일절 공지하지 않고 있다. B 목사는 2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몇 명이나 확진됐는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그는 "정확하게 말하기가 어렵다. 확진자 수는 내일이나 모레쯤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인들 사이에서는 최소 7명이 감염됐다는 소문이 도는 만큼 현재까지 파악한 확진자 수라도 공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몇 명인지 정확히 얘기하지 않는 이유는 거짓말하고 싶지 않아서다. 교회에서 몇 명이라고 얘기했는데, 나중에 숫자가 달라지면 어떻게 하나. 정확한 정보를 드리고 싶지만, 가지고 있는 팩트가 너무 부실해 말씀을 못 드리는 거다"고 말했다.

외부에는 그렇다 치고 왜 교인들에게도 자세히 공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마포구보건소에서 일체 아무 글도 쓰지 말고, 교회가 아무런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22일 주일예배는 어떻게 되는지라도 공지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교인들에게 예배당 폐쇄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면 예배 없는 것이라고 알지 않겠나. 코로나19가 8~9개월째인데 (가정에서 예배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B 목사는 "(교인들이) 궁금하면 나에게 연락할 것이다. 당장 나를 포함해 (15일 예배 참석자) 전부 검사받으러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욱 목사를 포함해 교인 400여 명이 검사 대상이라고 부연했다.

교인 A는 이러한 교회 대응이 황당하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지인들이 다니는 다른 대형 교회들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어느 교구 소속인지, 예배 때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 먼저 알려 주고 대처하는데, 홍대새교회는 전혀 그렇지 않다. 스스로 확진 사실을 밝힌 교인이 없었다면 더 늦게 알았을 수도 있다. 교인 입장에서 현재 너무 초조하고 교회가 너무 괘씸하다"고 말했다.

그는 홍대새교회가 평소에도 팀 모임(소모임)을 강조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찬양 연습을 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았다고 말했다. "홍대새교회는 바깥에서도 모임이 많은 공동체다. 코로나 기간에도 무조건 모이라고 했다. 식사하지 말라고 하니까 '라면은 음식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컵라면에 물을 부어서 먹게 했다. 나라에서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 해서 불안감이 있다. 이런 모임으로 잡아 두지 않으면 교인들이 빠져나갈까 걱정해서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B 목사는 교회가 방역 수칙을 잘 지켜 왔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와 마포구청에서 계속 점검을 나왔다. 소모임 같은 것도 다 안 했다. 거리 단계 상향에 따라 팀 모임을 금지시켰다. 평소에 선교도 활발히 하지만 다 중단했다. 마포구에서 지켜 달라고 한 것은 우리도 다 지켰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찬양 연습을 하고 라면을 함께 먹는 등 고위험 행동이 있었느냐고 묻기 위해 B 목사에게 메시지를 추가로 남겼다. 그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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