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부자 세습을 확정한 연세중앙교회가 공동 담임목사 체제로 전환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연세중앙교회가 부자 세습을 완료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연세중앙교회가 윤석전·윤대곤 공동담임목사 체제로 전환했다. 윤석전 목사(75)가 연로해 더는 지체할 수 없다면서 아들 윤대곤 목사(47)를 공동담임목사로 세운 것이다.

연세중앙교회는 10월 25일 주일예배 후 '특별 안건(공동담임목사 임명) 처리를 위한 실행위원회' 결과를 보고했다. 보고자로 나선 둘로스안수집사회 회장 이 아무개 집사는 "10월 24일 특별 안건 처리를 위해 실행위원회를 개최했다. 재차 윤대곤 목사를 후임 목사로 결의하고, 공동담임목사로 추대하고 선포하기로 참석 위원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윤석전) 담임목사님이 연로하셔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세중앙교회는 2년 전부터 윤석전 목사 후임을 윤대곤 목사로 정하고 절차를 밟아 왔다. 후임 목사 청빙을 위임받은 실행위원회는 2018년 8월 12일 윤대곤 부목사를 2대 담임으로 결의했다. 이후 안수집사회·권사회·남전도회·여전도회 소속 모든 직분자가 윤대곤 부목사를 후임 목사로 결정해 달라는 간청서를 제출했다. 같은 해 11월 18일, 사무처리회 위임을 받은 실행위는 참석 인원 만장일치로 윤대곤 부목사를 후임 목사로 정하고 공포한 바 있다.

이 집사는 10월 25일 보고에서 "하루하루 갈수록 연세가 많으신 고령의 담임목사님께서 교회 모든 사역 및 행정, 코로나19 비상 상황 등을 감당하시기에 한계에 부딪혔다. 모든 중진 및 성도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이제 더 이상 담임목사님께 부담과 짐을 짊어지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윤대곤 목사가 2대 담임으로서 적임자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 집사는 "성령 충만한 주의 사자 윤석전 담임목사님은 34년 7개월간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라', '회개하라', '예수 십자가의 피의 공로로 감사하라', '오직 기도', (중략) '나는 죽어도 좋으니 너만은 살아야 한다'는 예수 정신으로 한평생 목회해 왔다. 자기 목숨을 조금도 아끼지 않고 성도를 사랑하며 목회해 오신 담임목사 내외의 목회 정신을 윤대곤 목사가 직접 보고 체험하며 소유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 교회의 가장 안정적인 제2의 부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또 "현재 담임목사님과 윤대곤 목사가 공동담임목사 체제로 운영되니, 성도 여러분은 담임목사 윤대곤으로 호칭해 주기 바란다. 성도 여러분과 교회 미래를 위해 더욱 기도해 주기 바란다. 지옥 가는 영혼 하나라도 줄이기 위해서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기도해 주고, 죽도록 충성하자. 하나님께 뜨거운 박수로 영광 올려 드리자. 할렐루야"라고 말했다. 교인들은 아멘을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또 하나의 초대형 교회가 세습을 완료했다. <뉴스앤조이>는 공동담임목사로 추대된 윤대곤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윤 목사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연세중앙교회 세습과 관련해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백종국 공동대표는 10월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계 안팎의 지탄에도 대형 교회 사유화가 진행되고 있다. 처음 교회를 세웠을 때는 '하나님의 것'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지금은 '가족의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어리석은 일이다"고 말했다.

백 공동대표는 "연세중앙교회 교가 중 '우린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 일편단심 주님만 바라보았네'라는 구절이 있다. 주님만 바라보겠다면서 부자 세습을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안 그래도 사회적으로 개신교 이미지가 안 좋은데, 이번 일로 더 나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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