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사회적 현안에 관한 개신교인의 인식을 조사해 발표해 온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김영주 원장)이, 올해도 전국 성인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정치·경제·생태·통일·안보·사회·신앙에 관한 입장을 조사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사회 구성원의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주안점을 두고 조사했다.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7월 21~29일 온라인으로 조사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다.

이번 인식 조사에는 김상덕 연구실장(기사연)과 신익상 교수(성공회대)가 책임 연구자로, 송진순 교수(이화여대), 이상철 원장(크리스챤아카데미), 이민형 연구원(기사연)이 연구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10월 14일 서대문 기사연빌딩 이제홀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앤조이>는 분야별 주요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마지막은 '신앙' 분야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코로나19로 '온라인 예배'가 일상화하면서 한국교회 교인들의 주일성수 개념이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연 인식 조사 신앙 분야에서 '주일성수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회에서 예배해야 한다'는 응답은 28.7%로 나타났다.

기사연은 코로나19가 신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기 위해, 신앙 분야는 올해 3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실시한 온라인 예배 관련 설문 조사(3월 29일 주일예배 기준)와 똑같이 질문했다. 한목협 조사에서는 '주일성수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회에서 예배해야 한다'는 응답이 40.7%였다. 이번 기사연 조사와 비교하면 불과 4개월 만에 12%가 줄어든 것이다.

'온라인 또는 가정 예배로도 주일성수를 할 수 있다'는 응답은 61.3%로, 3월 한목협 조사 당시 54.6%에 비해 6.7%가 늘어났다. 또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필요한 경우 교회에 가지 않고 온라인 또는 기독교 방송으로 예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응답이 3월 12.5%에서 7월 16.7%로 증가했다.

'현장 예배보다 온라인 예배가 더 좋았다'는 응답은 3월 9.3%에서 14.5%로 늘어났다. 현장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느낀 점을 묻자, '교회를 가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뭉클하거나 눈물이 났다'는 응답이 3월 54.3%에서 7월 32.1%로 크게 감소했고, '교회에서의 예배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다'는 응답도 3월 82%에서 7월 73.6%로 8.4%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교회가 강화해야 할 것으로는 '온라인 시스템 구축 및 콘텐츠 개발'이 46.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교회 공동체성 강화(17.3%)나 교인들의 교제(10.9%)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신앙생활과 관련해 관심도가 높아진 분야를 묻는 데는 '관심 증가한 분야가 없다'는 응답이 46.4%로 제일 높았다. 다양한 목회자들의 설교(25.4%), 성경 공부나 제자 양육 같은 종교교육(20.7%), 찬양(18.4%)이 뒤를 이었다.

신앙 분야를 분석한 이민형 연구원(기사연)은 "주일성수 규율이 깨졌다고 볼 수 있다. 주일에 모여 예배해야 한다는 개념이 느슨해지는 데서 종교적 시공간 개념의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예배 공간이 교회에서 가정으로, 주일이라는 시간은 일상 시간으로 대체되고 있다. 알맞은 대안을 제시해야 하지만, 개신교인들의 요구는 콘텐츠 개발로 귀결하고 있을 뿐 그 이상의 자발적 신앙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민형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적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일방적 전달 방식의 온라인 예배보다는 참여형 콘텐츠 개발, 교회 중심 신앙보다는 가정과 일상 중심의 신앙생활을 강조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끝)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