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전준구 목사가 담임하는 로고스교회 부교역자와 교인들이 난입해 '전준구 목사 성범죄 징계와 감리교회 회복을 위한 토론회'가 무산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윤보환 감독회장직무대행) 내 여러 단체로 구성된 '전준구아웃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7월 22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감리회 본부 16층 본부교회에서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다.

대책위는 이 자리에서 △교회 성폭력이 무엇이며 어떻게 발생하는지 △PD수첩이 방영한 전준구 목사 성범죄 의혹 사건들에는 어떤 형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교회 재판법에서 성범죄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살펴볼 예정이었다. 이어 서울남연회 자격심사위원회에 전준구 목사에 대한 치리를 요청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려고 했다.

하지만 토론회는 시작 전부터 로고스교회 부교역자 및 교인들의 점거 시도로 난항을 겪었다. 전준구 목사를 지지하는 이들은 약 1시간 전부터 토론회장에 들어가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했다.

주최 측은 이들이 토론회 진행 자체를 막으려는 것으로 보고 입장을 제한했다. 그러자 대부분 50대 이상인 여성 신도들이 행사장 입구에서 몸으로 밀고 들어가려고 했다. 양복을 입은 부교역자들은 모든 상황을 캠코더에 담았다.

전준구 목사를 비호하는 로고스교회 교인들과 부교역자들은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가 토론회장 진입에 성공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전준구 목사를 비호하는 로고스교회 교인들과 부교역자들은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가 토론회장 진입에 성공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이들은 전준구 목사는 성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며 토론회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교인들은 토론회 들어가서 뭐라고 하는지 들어 봐야 한다고 소리쳤다. 계속해서 "밀어, 밀어"를 외치며 입장을 시도했다.

교인들은 행사장 안에서 입장을 막던 청년들을 막무가내로 끌어냈다. 머리채를 잡고, 옷을 뜯고, 안경을 잡아채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도 자기들 몸에 손이 닿을 경우 "성추행이다", "만지지 마"라고 소리쳤다.

대립이 심해지자 결국 경찰이 출동했다. 하지만 경찰 출동과 거의 동시에 교인 일부가 입구를 뚫고 토론회장에 난입했다. 이 과정에서 맨 앞에 선 부교역자들은 "하나, 둘, 셋. 밀자"를 외치며 온몸으로 밀었다. 입장을 막는 청년들이 "다친다, 목사님 하지 마시라"고 외쳐도 막무가내였다.

로고스교회 교인들과 교역자 일부는 토론회장 안에 들어갔고, 일부는 복도에 남았다. 토론회장 안에 들어온 이들은 계속해서, 전준구 목사는 무흠하며 성폭력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들이 전 목사를 무고誣告한 것이라 주장했다. 이들은 토론회 제목부터 전준구 목사 실명을 쓰며 그를 성범죄자로 지명하기 때문에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했다.

결국 공대위는 토론회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공대위는 이날 발표하기로 한 입장문을 언론을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 또 향후 이번 토론회 개최 무산 사건과 관련한 입장문을 한 번 더 발표하기로 하고 마무리했다.

로고스교회 교인들은 토론회가 무산된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들은 "어디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토론회를 하거나, 우리가 다 떠난 뒤에 열지 어떻게 아느냐. 그래서 못 떠나고 있다"며 남아 있었다.

공대위 관계자는 "이렇게 토론회를 무산시킨 것만으로도 지금 로고스교회와 전준구 목사의 문제점이 잘 드러난 것 같다. 전준구 목사가 나타나지 않은 채 이렇게 교인들 동원하고 물리력으로 해결하려 하는 모습은 비겁하다. 공대위는 전준구 목사가 스스로 책임지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때까지 계속 활동을 이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공대위 입장문 전문. 

전준구 사태에 대한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책임 있는 치리와
서울남연회의 공정한 심사·재판을 기대하며 
  

2020년 5월 12일, MBC 'PD수첩'은 로고스교회 담임목사 전준구의 성범죄, 공금 횡령의 문제를 다루었다. 목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여러 여성 교인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전준구의 행동, 이러한 전준구의 범죄를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준구의 편에 서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목사들과 교인들의 모습은 감리교인의 마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방송 이후 개인 목회자와 여러 단체에서 입장문과 성명서를 내며 전준구 목사에 대한 엄중한 치리와 더불어 교회 성폭력에 대해 감리회가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을 촉구했다.

5월 19일 전준구아웃공대위(공대위)가 재구성되어 감독회장직무대행과 서울남연회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직무대행은 면담에 응하지 않고, 감리회 본부의 게시판 담당자는 전준구 목사를 비판하는 글을 일방적으로 삭제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서울남연회는 전준구 목사 사태와 관련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지난 10년 간 서울남연회에서 장정을 왜곡하며 목사들의 성범죄 사건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고 묵인하고 방조해 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이며 하나님의 값없는 은총을 받았다. 은총의 삶은 죄를 분별하며, 양심의 빛에 따라 행동하며, 다른 이의 생명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삶이다. 그러나 성폭력은 하나님의 은총을 거부하는 명백한 죄이다. 이 명백한 죄 앞에 감리교회는 성폭력과 관련된 일에 새로운 정의와 회복을 세워야 한다. 진정한 감리교회는 성폭력을 용납하지 않으며 성폭력과 관련된 어떠한 것에도 값싼 관용을 베풀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지위와 위력을 이용하여 다른 존재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착취하는 자에게 명확한 책임을 묻는 것, 성폭력이라는 명백한 악에 침묵하고 동조하는 행위를 근절하는 것,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은 거룩한 성화와 경건의 영성을 추구하는 감리교회가 해야 할 사랑의 실천이요, 마땅한 의무이다. 똑같은 과오를 다시 반복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감리교회와 서울남연회가 전준구 목사를 올바르게 치리하고 교회성폭력에 대한 감리교회의 자정 능력 회복을 위해 정의의 목소리를 내며 적극적인 개혁의 의지를 내야한다.

이에 공대위는 이와 같이 입장을 밝히며 기독교대한감리회와 서울남연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연회자격심사위원회 상임위원은 전준구 목사의 품행을 엄정하게 심사하여 의회법에 따른 상응한 조치를 하라.

1. 심사위원회 1반, 심사위원회 2반 심사위원들은 전준구 목사의 범과를 엄정하게 심사하고 일반 재판법 절차에 따라 기소하라.

1. 행정재판위원회 재판위원들은 전준구 목사가 소집한 기획위원회의 직무에 해당되지 아니한 결의에 대해서 엄정하게 심리하여 행정재판법에 따라 기획위원회의 결의 효력 유무를 판결하라

1.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는 교회 안의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재판법 성범죄 규정을 개정하고 성폭력 예방,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성폭력 특별법을 제정하라.

1.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는 성폭력대책위원회를 속히 구성하고 성폭력 피해자 신고센터인 '성폭력상담센터'가 원활히 운영되도록 지원하라.

1.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성직자의 윤리 규정을 강화하고, 성직 수행에 필수적인 성폭력 예방 교육과 성 인지 감수성 및 윤리 의식의 고취를 위한 조치를 강화하라.

2020. 7. 21.
전준구OUT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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